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한 달새 6조원 가까이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주택 거래량 증가 속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 규모는 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6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증가한 106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가계대출 관련 통계를 산출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4, 5월에 이어 증가폭 역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은행 가계대출 규모를 역대급으로 끌어올린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영향이 컸다. 은행 주담대 규모는 총 잔액 규모가 814조8000억원으로 6월에만 7조원 가량이 급증했다. 이는 월 주담대 증가규모가 7조8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2020년 2월 이후 3년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은행 주담대는 일반 개별 주담대가 3조7000억원 늘었고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모기지가 2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단대출 역시 7000억원 가량 늘었고 전세자금대출 역시 증가 전환했다.
반면 은행권 내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은 전월(-500억원)에 이어 6월에도 감소세(-1조1000억원)가 이어지면서 잔액 기준 24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인 5월 여행 및 가정의 달 소비가 몰리면서 자금수요가 확대됐던 만큼 기저효과에 따른 감소폭 확대로 풀이된다.
한편 은행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급증 속 지난달 은행권과 제2금융권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 총 잔액 규모는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6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와 달리 저축은행과 여전사, 상호금융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은 뚜렷한 감소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6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권 중 보험업권(+1000억원)을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해 전월 대비 2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새마을금고와 지역 단위농협 등이 포함된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감소규모가 1조8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탈사 등)와 저축은행이 각각 7000억원, 1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금융당국은 "상호금융 비주담대(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여전사 가계대출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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