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태깡은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창업주가 2021년 별세한 이후 장남인 ‘신동원 체제’에서 탄생한 첫 ‘깡 시리즈’ 스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 신동원 회장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취임 후 첫 깡 시리즈인 먹태깡을 선보였다.
신춘호 회장이 ‘발로 뛰는 리더십으로 직접 맛집을 방문해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수집했다면 신동원 회장은 직원과의 소통으로 신제품을 발굴한다. 먹태깡이 농심에서 소통의 리더십 산물로 불리는 이유다.
신 회장은 취임과 함께 ‘뉴(New) 농심’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화한 것도 '뉴 농심'의 일환이다.
먹태깡은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은 먹태의 맛을 접목한 제품으로, 북어(말린 명태)가 3.9% 들어간다.
먹태깡은 농심의 여섯 번째 깡 시리즈다. 1971년 새우깡을 시작으로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옥수수깡까지 나왔다.
농심에 깡 스낵은 특별하다. 신 회장은 먹태깡에 개발과 출시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까지 라면 후발 주자였던 농심은 시장점유율이 미미했다. 당시 스낵류로 선보인 새우깡은 농심의 ‘구원투수’나 다름없었다.
깡의 행운은 반세기 후 다시 한 번 재현됐다. 농심을 비롯한 라면제조사들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라면 가격을 인하했다. 라면 가격 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암울한 상황에서 또다시 농심을 살린 것은 먹태깡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봉 판매 고지를 밟았다.
신 회장은 라면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하는 동시에 ‘본업’인 라면의 세계적인 영향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 회장은 취임사에서 “세계 어디를 가도 신라면이 보이게 하라”는 창업자의 유지를 계승하며 ‘글로벌 1위 라면기업’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5위 라면기업이라는 성과에 선대회장께서는 나름 만족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글로벌 1위를 꿈꾸고 있다”며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톱클래스로 재정비하고, 해외 매출 비중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농심을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원 클럽’에 올려놨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1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1122억원과 1160억원으로 각각 5.7%, 16.5% 증가했다.
깜짝 실적은 해외사업이 견인했다. 올해 1분기 농심 미국법인 매출은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억원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54억원 가량 오른 180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농심은 지난해 미국에 제2공장을 가동하고 올해 제3공장도 고려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취임 이후 강조한 해외 사업 비중 강화가 정부의 라면 가격 인하 방침과 맞물려 빛을 발하고 있다”면서 “향후 예상되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해외 사업 비중을 더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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