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기업이 세계 최초로 액체 메탄·산소를 추진체로 하는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액체 메탄은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각광받는 차세대 연료다.
12일 중국중앙TV(CCTV)는 중국의 민간 우주기업 란젠우주항공이 이날 오전 9시께(현지시간)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액체 메탄과 산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주췌(朱雀) 2호’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주췌 2호의 발사 성공은 저비용·상용발사체용 액체 메탄 응용 분야에서 중국 항공우주산업이 새로운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액체 메탄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란젠우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발사는 비행 과정의 정확성·합리성을 검토하고, 각 시스템의 정합성을 평가해 후속 로켓의 본격적인 상업 비행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로켓 성능을 더욱 향상해 저비용의 고성능 로켓을 시장에 공급하고, 대중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주췌 2호는 직경 3.35m, 길이 49.5m에 이르는 중대형 로켓으로, 발사 시 총 무게는 21톤(t), 추력은 268t에 이른다. 란젠우주항공은 2019년 7월부터 액체 메탄 연료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주췌 2호 발사 첫 번째 시도가 이루어졌으나 실패했고, 이번에 두 번째 도전만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올해 초 스페이스X 등 역시 액체 메탄 로켓을 궤도에 올리려고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액체 메탄은 연료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가 많아 엔진을 재활용하기 어려운 등유와 달리 찌꺼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재사용으로 인한 비용 절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차세대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 민간을 막론하고 전 세계 우주항공사들이 관련 개발에 뛰어든 이유다.
2014년 중국 정부는 항공우주 분야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로켓 및 위성 제조에 대한 투자를 적극 장려했다. 이후 민간 자본이 대거 투입되면서 란젠우주항공을 비롯한 다수의 민간 우주기업이 탄생했다. 현재 중국 주취안, 시창, 타이위안, 원창 등 4개 도시가 민간 로켓 발사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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