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정호정 알지티 대표 "인간과 로봇이 동행할 방법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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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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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정 알지티 대표이사 사진알지티
정호정 알지티 대표이사. [사진=알지티]

"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폿'(로봇 반려견)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2 현대자동차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폿’과 함께 연단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로봇이 인간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삼성전자는 첫 투자처로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낙점했으며 윤석열 정부는 국정 핵심과제 중 하나로 첨단로봇 분야를 선정하고, 로봇산업 글로벌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처럼 로봇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집중을 받고 있는 와중에서도 크게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서비스로봇이다. 실제로 한국로봇산업협회는 2020년 제조 로봇 비중이 전년 대비 줄어든 반면, 전문 서비스와 개인 서비스 로봇 비중은 각각 44.1%, 25.5%씩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봇 산업이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필자는 대학에서 험지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참여하면서 ‘로봇’을 처음 접했다. 당시 운명처럼 미국에 계시는 고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서빙 로봇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이는 알지티란 회사를 설립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18년만 해도 주변에서 로봇을 쉽게 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변인들이 우려 섞인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일상 생활에서 로봇을 비교적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필자의 확신이 적중한 셈이다.

사람들은 이제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목소리는 정반대다. 단순 업무에 지친 직원의 업무를 상당 부분 로봇이 대신하면서 노동자의 피로도와 불필요한 자원의 소비를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보다 나은 컨디션으로 고객 만족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이는 곧 방문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지티도 이러한 근로 환경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자체 서비스 로봇 '써봇'에 멀티 경로 탐색 알고리즘을 추가해 주행 성능을 한층 높였다. 

일반적인 서빙로봇의 경우 정해진 공간 내에서 공간을 분석하고 가야 할 경로를 만드는 '매핑'(mapping)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실시간 경로 탐색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기존 경로에 장애물이 생겼을 때 그 장애물이 없어질 때까지 무한정 대기와 운행 시도를 반복한다.

반면 멀티 경로 탐색 기술력을 탑재한 써봇은 예측이 어려운 장애물이 있어도 우회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에 탑재돼 있던 예측 회피 주행 기술에 멀티 경로 탐색이 더해진 덕분이다. 로봇 기술 중에서도 장애물 회피 기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든 아이들이 많은 곳, 가까운 미래에는 실외 주행까지 멀티 경로 탐색의 쓰임새가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로봇 기술 진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그만큼 인간 사회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점차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고학력 등으로 단순 서비스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서비스 산업 현장에서 인력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 불가피하고 빠르게 로봇은 우리 일상 전반에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부분에서 로봇은 인간과 함께 공존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필자를 비롯한 로봇 개발자들은 로봇과 사람이 효과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로봇과 동행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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