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장서 정부 담당자 "실업급여, 여성들은 샤넬 선글라스 사"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부정수급 집중신고 기간 안내. [사진=연합뉴스]

실업급여를 두고 '시럽급여'라는 부정적 표현도 나오는 가운데 해당 제도에 대한 공청회에서 남녀·세대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다. 

실업급여(구직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해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지급받는 돈으로, 최근 최저임금보다도 많으며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해당 급여 제도를 손보기 위해 지난 12일 개최한 민당정 공청회에서 성차별적 발언이 나왔다. 

공청회 정부 측 참석자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는 "퇴사 전에 실업급여 신청하러 센터를 방문하는데, (대개) 웃으면서 방문한다"면서 "어두운 얼굴로 오시는 분은 드물다"고 운을 뗐다.

담당자는 어두운 표정인 이들은 주로 남성이며, 장기간 근무하고 갑자기 실업을 당해 이들은 고용보험이 생긴 목적에 맞는 반면 여성과 계약기간 만료자, 젊은 청년들은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갔다. 

담당자는 "실업급여 받는 도중 해외여행을 간다. 그리고 내가 일했을 때 자기 돈으로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며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저희들이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종합해 보면 남성만 성실한 일꾼으로 포장했다는 게 이번 논란의 발단이다.

그러자 당내에서도 이런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던 옥지원 전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남녀 갈라치기 발언은 당을 떠나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남성은 울상으로 오는데, 청년·여성은 샤넬 선글라스 산다? 남성은 성실한 일꾼, 여성은 사치하는 된장녀 프레임이냐"고 지적했다.

옥 전 부위원장은 "도대체 언제적 구시대적 된장녀 선동이냐"며 "정치권의 '이대녀, 삼대녀 전략적 버리기' 이젠 지겹다. 이렇게 숨 쉬듯이 여성혐오를 하면서 애는 많이 낳으라는 이중적인 태도. 이러고서는 저출산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또한 "실업급여 얘기에 남자 여자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청년 여성들은 실업급여 신청할 때 조신하게 거적때기 입고 나라 잃은 표정하고 가야 하는지 잘 몰랐다"며 "최소한 정부가 관련된 공청회에서는 남녀 갈라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최저임금의 80%에 달하는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고 있다. 부정수급에 대한 특별점검도 늘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