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방송3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직회부에 반발해 국민의힘이 낸 헌법소송의 첫 공개변론에서 직회부 정당성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국회의장 측이 공방을 벌였다.
헌법재판소는 13일 대심판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전주혜, 장동혁 의원 등이 김진표 국회의장과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의 변론기일을 열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변경이 주요 내용인 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의결해 이른바 ‘직회부’했다. 개정안이 ‘이유없이’ 법사위에서 장기간 계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며 정청래 당시 과방위원장과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면서 △과방위원장이 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 요구한 행위 △국회의장이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건을 본회의 안건으로 부의·상정한 행위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회부는 '이유 없이' 60일이 지난 법률안 대상...국민의힘 "정당한 이유 있어"
이날 청구인 국민의힘 측은 직회부 근거 조항에 대해 60일이 지난 ‘모든’ 법률안이 아닌 '이유 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은 법률안에 한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심판정에 나온 전주혜 의원은 "법안 심사가 60일을 넘긴 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민주당의 직회부로 의회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 사건 각 법률안에 대한 법사위의 심사가 지연된 것에는 이유가 있으므로, 과방위원장의 본회의 요구행위는 국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청구인 신분인 과방위원장 측도 "당시 과방위원장의 행위가 헌법 이념은 물론 국회법 위반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을 보탰다. 과방위원장이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변경된 후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이범균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변론기일이 한 달 가량 미뤄졌다.
과방위원장 측은 심사가 장기간 연기된 이유가 있었다며 "이 사건 법률안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는 헌법 위반의 문제로서 법률안에 대한 체계심사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구인들은 체계·자구 심사권한의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심사를 계속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이 직회부 정당성 판단 못해...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
반면 피청구인 국회의장 측은 직회부 요구의 적법성 여부할 판단할 권한이 없고 국회법에 따라 직회부를 결정했다며 맞섰다. 상임위에서 본회의 부의 요구안이 가결된 이상 국회의장에게는 이를 거부할 실질적 권한이 없다는 취지다.
국회의장 측은 "소관 위원회 위원장이 국회법상 절차 요건을 갖춰 부의 요구를 하는 경우 국회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해당 법률안을 바로 본회의에 부의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부의 요구가 있었던 날부터 30일이 지난 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서 해당 법률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해 본회의 부의 여부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청구인 국회의장에게는 소관 위원회 위원장의 법률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가 적법한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권한이나, 법률안의 본회의 부의 여부에 관한 표결 실시 여부를 정할 수 있는 재량이 부여되어 있지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가 있는 날부터 30일이 지난 후 처음으로 개의된 본회의에서 이 사건 각 법률안 본회의 부의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가결되자, 본회의 부의행위를 한 것은 국회법을 따른 것"이라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