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유아 사교육 안정 나섰지만...여전히 엄마들은 '영유 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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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3-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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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른바 '영유(영어유치원)'라고 부르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늘면서 '일유(일반유치원)'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뒤처질까 하는 마음에 별도 영어학원까지 보내는 상황이다.

정부가 영유아 대상 사교육 안정화에 나섰지만, 유아 전용 영어학원은 여전히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가 운영하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도 유아 영어학원에 관한 신고가 들어왔다. 교육부는 14일 서울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아 영어학원을 합동점검했다. 그 결과 교습비 등 초과 징수와 등록 과정 외 교습 과정 운영, 유치원 유사 명칭 사용 위반 등 불법 사항을 여럿 확인했다.
 
한글도 모르는데 영어로 읽고·쓰고·듣고
강남에 있는 유명 유아 영어학원 학비는 한 달에 최대 2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영유 찾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형 영어학원 업체가 운영하는 서초 A학원 관계자는 "올해 기준 10월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지난해부터 예비를 걸어 놓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신입생 모집 기간 알림을 받기 위해 아이 정보를 등록해 놓는 어머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B학원 관계자는 "우리 학원은 영어 유치부는 6~7세반으로 운영한다"며 "유치부를 다녔던 학생은 초등학생이 됐을 때 별도 레벨 테스트 없이 바로 수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레벨 테스트는 반을 나누는 시험이다. 주로 영어 읽기(리딩)와 듣기(리스닝), 말하기(스피킹), 쓰기(라이팅) 능력을 평가한다.

영어유치원을 보내려는 학부모의 최대 고민이 바로 이 시험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4세 아이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가고 싶은 영어유치원 레벨 테스트가) 리스닝·스피킹·리딩·라이팅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다고 들었다"며 "지금부터 영어에 많이 노출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불안감'..."정부가 대책 마련해야"
학부모들이 영어유치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불안감'이 주로 꼽힌다. 6세 아이를 키우는 30대 초반 한 학부모는 "영어유치원 정보가 올라오는 온라인 카페의 글을 보면 불안해서 일반유치원에 보낼 수가 없다"고 했다.

영어유치원 등을 위해 생활비까지 줄이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지난 5월 16~29일 전국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43.9%가 '사교육비를 위해 생활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아닌 영유아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세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은 "단순히 사교육비 경감과 영어유치원 레벨테스트는 다른 문제"라고 이같이 강조했다.

구 소장은 "대만은 초등교육법과 학원법 같은 것에 '미취학일 때 영어 사교육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돼 있다"며 "모국어를 배우기도 전에 외국어를 습득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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