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기조에 국내 증시가 7월에는 주춤할 수 있다는 예측이 증권가에서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 대신 신규 상장 종목이 많은 코스닥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상장 당일에 한해 신규 상장 종목 가격제한폭이 완화된 영향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지난달 26일 기점으로 최근 3주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78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5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 기업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가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갈 곳을 잃은 개인투자자들은 새내기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기업 수는 61개, 공모 금액만 총 1조5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43개) 대비 18곳 늘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IPO 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가 수익률은 72.4%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 종목 비율도 90.3%로 높다.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가 상장 당일에 한해 신규 종목 가격제한폭을 60~400%까지 확대하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 공모주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올 상반기 일반 투자자 대상 IPO 수요예측과 청약경쟁률은 각각 평균 1113대 1, 922대 1로 지난해 상반기(963대 1, 1030대 1)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가격제한폭 완화 이후에는 개인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기본 1000대 1 이상을 넘고 있다.
이에 지난 14일 화장품 제조·유통 브랜드 뷰티스킨 청약에는 올해 최고인 2315대 1을 기록했다. 이날 청약을 단독으로 주관했던 DB금융투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는 수요가 몰리며 청약 시간이 30분가량 연장되는 일이 벌어졌다.
높은 청약 경쟁률만큼이나 수익률도 기본 200%를 넘나든다. 삼성SDI가 2대주주로 잘 알려진 이차전지 기업 필에너지는 상장 첫날 237% 급등하면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등 이른바 '대어'들이 등장하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열기는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총 60개사가 심사 대기 중이다.
박세라 대신증권 선임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닥 IPO 시장은 과열 구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상장 종목 가격제한폭 확대로 상장 당일 수급이 몰리면서 시가 수익률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들이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IPO 시장의 활기를 더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