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대만 남부 가오슝에 건설하는 공장에서 당초 계획된 28나노미터(㎚=10억분의1m) 공정 제품 대신 최첨단 2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한다. 삼성전자와 TSMC 간 파운드리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2나노 공정'에서 다시 한번 본격화되고 있다.
17일 연합보 등 대만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지역의 '20팹(fab·반도체 생산공장)' 외에 남부 가오슝 공장에도 2나노 제품 생산을 위한 공정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반도체 업황 둔화에 가오슝 공장 투자 계획이 취소될 것이라는 소문이 일었다. 당시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투자는 그대로 진행하는 반면 28나노 대신 5∼7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한다고 했으나, 다시 그보다도 훨씬 고도화된 미세 공정인 2나노 공정으로 전환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애플과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AI 관련 업체들이 2나노 공정에 높은 관심을 보임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천치마이 가오슝 시장은 "연초 TSMC가 가오슝 공장의 생산 공정을 선진 공정으로 변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2나노 공정 설치를 이미 결정하고 전력·공업용수 공급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TSMC는 내년 하반기 20팹과 가오슝 공장에서 2나노 공정 제품 시범 생산을 진행하고 올해 2025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열린 ‘2023 대만기술포럼’에서 장샤오창 TSMC 사업개발 수석 부총경리(부사장)는 “지난해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고 2나노 공정 양산은 2025년 예정”이라며 “우리는 3나노에서 세계 선두 기술을 갖고 있으며 2나노에서도 전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오는 20일 열리는 실적 설명회에서 2나노 공정 관련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3'에서 2나노 공정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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