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가 17일(현지시간) 새벽 비상 상황으로 통행이 중단됐다. 이 다리는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로,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메르세데스 벤츠를 직접 몰고 운전해 방문했던 '푸틴의 자부심'이다.
로이터통신, BBC는 크름대교 파손으로 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BBC는 두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는 현지 주민의 발언도 소개했다. 현재 크름대교는 차량 이동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길이 19km에 달하는 크름대교는 지난해 10월에도 주행 중이던 트럭이 폭발해 도로가 붕괴됐었다. 그해 12월에 도로가 복구된 후 푸틴 대통령이 직접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몰고 현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복구 상황을 둘러봤었다.
크름대교는 ‘푸틴의 자부심’으로 통한다.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한다. 지난 2018년 다리 개통식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운전해, 다리를 건널 정도였다. 지난해 크름대교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조지 바로스 연구원은 트위터에 크름대교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면, 러시아 보급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썼다.
한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이 막힌 러시아인들이 크름반도로 여행을 가면서, 크름대교의 교통 체증이 상당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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