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3분기에도 가계대출 문턱 낮춘다…"정부 대출규제 완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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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7-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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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사진=연합뉴스]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은행권은 올 3분기에도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3월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 대출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들로서는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대출 규모가 불어날 것으로 관측돼 가계 신용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3분기(7~9월) 대출태도지수는 5로 지난 분기(6)보다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6일까지 은행 18곳 등 국내 204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부문별로 보면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대출에 대한 은행 대출태도지수가 3에서 6으로 상승했다. 은행 신용대출은 금리 인상기에 본격 돌입한 2021년 말부터 올해 4월까지 꾸준히 순상환을 이어왔다. 여기에 금융당국 주도로 출시된 대환대출 플랫폼을 둘러싼 금융권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 대출 심사 완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11로 전 분기(22)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완화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3월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2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해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각종 제한을 일괄 폐지했다. 또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없애는 등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문턱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일부 지방은행의 중기 대출 확대 전략 속에 소폭 개선(0→3)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 3에서 3분기 -3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대출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대기업대출 취급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으로 대출을 엄격하게 취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차주별 신용위험도 향후 대출태도 완화가 예고된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악화되는 양상이다. 가계 신용위험이 전 분기보다 3포인트 오른 36을 기록하며 가계부채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고 같은 기간 중소기업(36)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3포인트 오르며 신용위험도를 높였다. 반면 대기업만 유일하게 전 분기(14)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3분기 대출 수요도 주택매매거래와 분양·입주 물량 확대, 경기 둔화에 따른 중소기업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과 중기대출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 저하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기업 역시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등으로 실적 부진과 취약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에 따른 중소기업 신용위험 경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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