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4대강 보 해체결정 불합리"…환경부 "모든 보 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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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최윤선 기자
입력 2023-07-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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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영산강 5개 보의 위치 및 기간별 보 수위 자료감사원
환경부 보 개방 모니터링 보고서 중 '금강・영산강 5개 보의 위치 및 기간별 보 수위' 감사 대상 현황. 감사원은 이 다섯개 보 처리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것이라 밝혔다. [자료=감사원]
 
감사원이 검찰에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洑)' 해체 결정에 관여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정부에서 불합리한 경제성 분석과 특정 인사에 좌우돼 4대강 보 처리 방안이 마련됐다고 본 것이다. 환경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4대강 16개 보를 모두 존치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20일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개방 관련 공익감사청구 주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4대강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을 불합리하게 하고, 특정 단체가 추천한 인사 위주로 기획·전문위원회를 불공정하게 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한 환경부 관련자에 대해 수사 요청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잘못된 경제성 분석으로 보 해체 결정"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당시 환경부는 보 해체에 따른 경제성 분석(BC·Cost-Benefit Analysis) 결과에 따라 그 값이 1보다 크면 보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BC값이 1보다 작은 보는 수질·수생태계, 물활용성, 인식·선호에 대한 평가 결과를 종합 검토해 보 운영방식을 결정하기로 했다.  

당시 환경부가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는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시기는 지역 여건 등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는데, 현재까지 실제 해체된 보는 없다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감사원은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 등 평가가 불합리하게 된 것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기초 자료에 근거한 과학적·객관적 분석 결과가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는 안을 마련하도록 환경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정부의 4대강 조사·평가단에 있는 전문위원회는 4대강 보에 대한 경제성 분석 기준과 방법을 검토하면서, 사전에 평가방법과 기준을 정하지 않은 채 회의 때마다 수질·수생태계 측정자료를 보 설치 전·후로 시점을 바꿔가며 BC값을 산정했다. 

환경부는 결국 '보 설치 전'의 자료를 사용해 편익을 산정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당시 환경부는) 국정과제 설정 시한을 이유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 대신 신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방법을 사용해 불합리하게 보 해체 경제성 분석을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임상준 환경 차관 "짬짜미 조사위"
감사원은 "당시 환경부는 유관기관 등으로 4대강 조사·평가단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받은 전문가 명단을 특정 시민단체에 유출하고, 해당 단체가 추천한 인사 위주로 위원을 선정하는 등 불공정하게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봤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감사원 결과는) 4대강 보 사업이 존치와 복구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감사원은 4대강에 반대하는 사람으로만 구성한 '짬짜미 조사위'를 정부가 관리하는 명단을 사전 유출시킨 죄로 수사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번 결과를 환경부 장관에게 통보하면서, 특정 단체가 위원 선정에 관여하도록 허용한 단장에 대해 비위 내용도 전달했다. 다만 당시 위원회 위원 선정 업무를 맡은 팀장은 이미 징계시효가 완성돼 주의요구에 그쳤다. 
 
환경부, 보 존치·활용 정책 본격화
이번 감사 결과로 환경부의 4대강 보 존치·활용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은 성급하고 무책임했다"며 "4대강 모든 보를 존치하고, 세종보와 공주보 등을 운영 정상화해 다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돼 온 이념적 논쟁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빠른 시일 내에 댐 신설과 준설 등 과감한 하천 정비가 포함된 치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도 신속히 하겠다"고 부연했다. 

환경부는 조만간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 해체·개방 결정 재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다. 국가물관리위에서 지난 결정이 뒤바뀌면 환경부는 금강 세종보 복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지난달 26일 금강보를 찾아 복구 의지를 밝힐 계획이었지만 장마가 시작돼 미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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