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19일 동해상으로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 이후 3일 만이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기항에 반발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우리 군은 이날 오전 4시경부터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19일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쐈다.
순항미사일 발사로는 올해 3월 22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 총 4발을 발사한 이후 4달 만이다.
화살-1·2형은 북한의 전술핵탄두 혹은 핵탄두가 실린 카트리지인 ‘화산-31’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도 ‘화살’ 계열이라면 북한이 실제 핵공격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0일 강순남 국방상 명의로 담화를 내고 미 SSBN ‘켄터키함’의 부산 기항 등을 겨냥해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핵 포기 불가 선언을 하며 필요 시 선제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핵 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했다. SSBN의 부산 기항이 ‘선제 핵 공격’ 조건이 된다고 위협한 셈이다.
국방부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한·미가 NCG를 개최하고 SSBN을 전개한 것은 북한의 주장처럼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모의나 핵위협이 아니라 북한이 지속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정당한 방어적 대응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는 “한·미가 이번 NCG 회의를 통해 명백히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의 한·미동맹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동맹의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는 18일 서울에서 새로운 확장억제 협의체인 NCG 출범회의를 개최했다. 같은 날 미 SSBN 켄터키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오하이오급 SSBN인 켄터키함은 미국이 14척만 운용하고 있는 1만8750t급 잠수함이다. 선체 길이 170m, 폭 12m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SSBN 중 하나다.
켄터키함은 1발만으로도 김 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1호 청사 일대를 초토화할 수 있는 잠대지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트라이던트Ⅱ 미사일을 20~24발 장착 가능하다.
SSBN 방한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함(SSBN 601)의 한국 방문 이후 처음이었다. 42년 만에 방한한 SSBN 켄터키함은 21일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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