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전국서 '수상한 괴소포' 1900건 신고 폭주...경찰 "특이사항 없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우주성 기자
입력 2023-07-23 14: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인천 주택가에서 발견된 대만발 국제우편물 사진연합뉴스
인천 주택가에서 발견된 '대만발 국제우편물'. [사진=연합뉴스]

확인되지 않은 해외 우편물이 배송됐다는 신고가 나흘간 전국적으로 2000건 가까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기지역에서만 10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가스 누출이 의심되는 사례도 잇달아 접수되면서 '괴우편' 배송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테러 가능성과 함께 단순 '브러시 캠핑'(온라인 쇼핑몰이 소포를 무작위 발송해 판매 실적을 조작하는 방식)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다각적인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대만 등에서 발송된 미확인 해외 소포와 관련된 112 신고는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총 1904건 접수됐다. 이 중 1317건은 단순 오인신고로, 경찰은 나머지 587건을 수거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역별로는 경기와 서울에서 각각 604건과 47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경북 89건, 인천 85건, 전북 80건의 순으로 신고가 이어졌다. 충북과 대전, 대구에서도 각각 66건, 부산 64건, 전남 54건, 광주 49건, 울산 48건, 경남 33건, 제주 9건 등의 순으로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지난 20일 울산시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대만발 국제우편물을 열어본 원장 등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미확인 소포 배송과 관련한 유사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유사 소포가 발견돼 170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서초우체국과 은평우체국 등에서도 대만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가 보관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용산·송파우체국에도 유사 소포가 발견돼 경찰이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관련 신고가 급증하면서 우정사업본부는 유사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관세청도 지난 21일부터 신고된 발송 정보와 동일·유사한 우편물에 대한 통관보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가스 유출이 의심된다는 신고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 충남 천안의 한 가정집에서는 대만발 국제우편물이 배송돼 경찰이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출동 당시 천안시 보건소 등의 엑스레이 측정에서 미상의 가스가 검출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이 수거해 이를 확인한 결과 관련 유독가스 등 특이사항은 검출되지 않았다.
 
군과 경찰은 현재 유관 기관과 함께 신고된 우편물들을 수거해 위험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신고된 소포의 경우 립밤 등의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어있거나, 내용물이 없는 채 배송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소포 개봉 피해자들의 경우 국방과학연구소의 정밀 분석에도 화학·생물·방사능 위험물질이 검출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조직적인 테러 가능성과 함께 해외 온라인 쇼핑몰이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무작위로 발송하는 '브러싱 스캠' 관련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작물 씨앗 등이 담긴 중국발 소포가 캐나다와 미국 등에 무작위로 배송돼 미 당국이 조사에 나섰으나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