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주경제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매 시장 전망 의견을 청취한 결과 경매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서울·수도권 위주로 하반기에도 경매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연체율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 이 비율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경매 물건이 많이 나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200건에서 250건 정도 경매 물건이 나오고 이는 경매 시장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하반기 낙찰가율이나 낙찰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 시장과 경매 시장은 보통 부동산 선행지표로 보는데 부동산 흐름이 상승 전환하면서 청약 시장이 현재 활발한 상황이다. 경매 시장도 이런 분위기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처럼 경매 시장도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방은 부동산 가격이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세차익을 거두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방은 지역이나 물건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대구를 비롯해 지방 대부분이 최악은 벗어난 상황이라 약세보다는 보합 정도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대표는 "지방은 미분양 추이 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투자 수익을 고려했을 때 지방보다는 서울을 중심으로 경매 시장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대표는 "지방은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은 수도권 중심으로 경매 시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유형별로 경매 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파트와 달리 빌라와 오피스텔 등 경매 물건은 전세사기, 깡통전세 등 문제가 여전해 투자 수요가 유입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인만 소장은 "빌라와 오피스텔은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시장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정말 여러 번 유찰돼 가격이 크게 낮아진 물건 정도만 소화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도 "빌라는 특정 호재가 있지 않는 이상 이제는 사실 반등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재개발 호재나 신속통합기획 구역 내에 있는 빌라 정도를 빼고는 힘을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경매 시장에 진입할 때는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과 가격 비교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시장에 들어가면 현장의 급매물이 더 저렴해 투자 대비 큰 이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중대형 아파트는 매도 호가 대비해 20~25% 정도 낮게 낙찰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가격 하방 압력이 낮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 중대형 아파트를 주시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대표는 "투자자들은 기존 시장과 비슷하게 경매 시장을 바라볼 것"이라며 "너무 유찰되는 것만 바라보면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나와 있는 급매물 가격과 비교해 보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대표도 "투자자는 자본 수익이 확보된 상태에서 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시장 가격이 1억원인데 경매가가 8000만원이면 2000만원 자본 수익은 확보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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