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피해가 연간 1000억 달러(약 128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폭염으로 인해 생산성이 감소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CNN은 23일(현지시간) 각종 싱크탱크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먼저 녹색금융협의체(NGFS)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80년에는 13%, 2100년에는 18%의 GDP가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기관도 GDP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폭염으로 인한 만성적 위험이 2100년 GDP를 최대 17.6%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무디스의 크리스 라파키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폭염은 더위의 경제적 비용을 보여준다"며 "폭염은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고 연속적인 작업 운영을 방해한다. 또 지역 전력망에도 영향을 줘 냉각 비용을 높인다"고 CNN에 전했다.
구체적인 비용을 추산한 기관도 있다. 에이드리엔 아슈트록펠러재단 회복력 센터는 2021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000억 달러(약 128조원)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2030년이 되면 두 배, 2050년이 되면 다섯 배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이시 바우만 매클라우드 록펠러재단 회복력 센터장은 "폭염으로 실수가 잦아지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폭염을 피하기 힘든 업종에서 큰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매클라우드는 모든 경제 분야가 영향을 받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 농업과 건설업을 꼽았다. 야외 작업 활동을 주로 하는 농부와 현장직 근로자의 생산성이 폭염으로 크게 둔화된다는 것이다.
당장 2분기 GDP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그랙 지빈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폭염은 점점 기업과 경제 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빈 교수는 "(폭염으로) 이번 2분기 GDP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곳곳은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이날도 섭씨 43도가 넘는 고온이 24일째 지속되고 있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도 섭씨 40도를 돌파해 역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더위는 서부에서 남부와 중부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온도가 섭씨 37도를 찍어 역사상 최고 더위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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