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개표 결과에 제1야당 국민당(PP) 관계자들이 24일(현지시간)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스페인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승리했지만,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중도우파 정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꾸릴 것으로 예상된 극우 정당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 좌우 어느 진영도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스페인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 결과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 국민당(PP)이 33%인 136석을 확보했다. 사회노동당(PSOE)이 32%인 122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다. 극우 성향의 복스(Vox)와 15개 좌파정당 연합 수마르(Sumar)가 각각 33석(12.4%), 31석(12.3%)을 얻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총선으로 과반을 차지한 진영이 없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 총리는 하원 의원 과반의 찬성을 전제로 제1정당의 대표가 맡는 게 관례다. 하지만 좌우 어느 진영(좌파진영 153·우파진영169)도 과반인 176석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정국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스페인 연립 정부 구성에는 마감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국 마비가 길면 수개월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캐스팅 보터로 거론되는 '투게더 포 카탈루냐'(7석)가 우파 연합에 합류할 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투게더 포 카탈루냐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를 주장하는 중도 우파정당이다. 투게더 포 카탈루냐는 이념적으로는 우파 연합과 가장 가깝지만, 카탈루냐 지역의 분리를 주장하는 점이 장애물로 꼽힌다. 우파 연합의 또 다른 축인 복스는 투게더 포 카탈루냐와 연합에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국민당과 복스 등이 우파 연정을 꾸린다면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막을 내린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하게 된다. 외신들은 복스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을 근거로 우파 연정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봤다. CNN은 "이번 총선 결과로 우파 연합은 쉬운 길을 갈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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