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사모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를 조사한 결과 840억원 상당의 관련 부당이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40건의 사모 CB 악용 불공정거래 조사사건을 발굴해 1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사모 CB는 발행이 용이하고 공시 규제 등이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어 사모 CB 발행·공시를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및 신사업 투자유치가 이루어진 것처럼 가장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
최근 사모 CB 발행이 빈번했던 상장사를 대상으로 CB 발행·전환 시점의 공시·주가 등을 분석해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의심되는 40건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고 14건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이 중 11건은 패스트트랙을 거쳐 형사 고발 등 조치를 완료했다. 11건의 부당이득 규모는 약 840억원, 검찰에 이첩된 혐의자는 33명이다.
조사가 완료된 14건 중 부정거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10건, 시세조종 3건, 미공개 정보 이용 3건 등 복수의 혐의가 나타났다.
특히 조사대상자 중 상습 불공정거래 전력자 및 기업사냥꾼이 연루돼 있는 경우가 많아 자본시장 중대 교란사범의 부당이득 편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모 CB 발행 당시 유행하던 테마사업 신규 진출, 대규모 투자 유치 등을 가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CB 발행 과정에서 담보제공‧사채자금 이용 사실을 은폐하거나 납입 가능성이 없는 사모 CB 발행을 공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조사대상 기업 상당 수가 상장폐지, 관리종목 지정, 경영악화등으로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 기업 중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은 4개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14개사였다. 직전 연도 대비 매출액 또는 영업‧순이익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된 기업도 11개사였다.
금감원은 "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부문 공조 체제를 활용해 불공정거래 카르텔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며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사모CB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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