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은 노후를 대비하는 최후의 보루다. 여유 자금 투자처럼 공격적으로 운용하기보다는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영철 대신증권 전 연금센터장은 퇴직연금 운용철학을 묻는 질문에 "노후 보장이라는 퇴직연금의 목적을 고려하면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센터장은 1993년부터 대신증권에 몸담아온 31년 차 증권맨이다. 2005년 퇴직연금사업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한 뒤 퇴직연금본부장과 연금사업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상품내부통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7일 출간된 <행복을 부르는 쉬운 연금투자>는 20년 가까이 연금업무에 종사한 이 전 센터장의 지식과 경험을 담았다.
이 전 센터장은 "투자 결과는 지식이나 경험보다는 태도와 습관이 좌우한다"며 "좋은 습관으로 정직하게 투자하면서 본업에 충실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자산배분을 꼽았다. 자산배분을 통해 고정수익과 추가수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원리금보장 비율을 50~60% 설정하고 나머지 자금을 지수(인덱스) 추종 성과배분 상품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이 전 센터장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성과배분 상품 위주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원리금 보장형도 충분히 투자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시장이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을 때 원리금 보장형 비중을 줄이고 인덱스 비중을 확대하면 된다. 연기금 등 전문투자자들도 이 같은 투자기법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덱스 상품을 10~20%만 담아가도 100% 원리금 보장형 대비 수익률 앞자리가 달라질 수 있다"며 "20~30년간 장기투자하는 연금투자의 성격을 고려하면 인덱스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고 덧붙였다.
디폴트옵션은 결코 만능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투자자 교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퇴직연금에 담을 경우 연금자산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퇴직 시점이 명확한 직업이 아니라면 고위험 고수익 상품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 안 된다"며 "단기 수익률이 아니라 퇴직 시점과 상품의 자산배분 구조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국내증시에 불고 있는 '빚투' 열풍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이 전 센터장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인덱스 투자로도 10% 이상 수익률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며 "일확천금의 욕심을 버리고 적립식 투자로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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