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일이 두려워질 때... '언론인 트라우마 가이드북 1.0'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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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7-2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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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트라우마 가이드북 10 사진한국기자협회
언론인 트라우마 가이드북 1.0 [사진=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가 25일 '언론인 트라우마 가이드북 1.0'을 제작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책자 형태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 단체는 해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가이드북은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적인 반응과 특징, 이에 따른 영향 등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형재난, 성범죄, 자살사건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현장기자는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악몽 등 침습 현상, 사건과 거리를 두려는 회피 현상, 과도한 책임감, 부정적 사고, 과격성, 수면장애 등 다양한 양상으로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난다. 보고를 받고 판단하는 데스크 인력은 물론 영상, 사진 제작 등 관여하는 이들 모두 트라우마에 노출될 수 있다.

가이드북은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요인이 다양해지면서 새롭게 문제로 떠오른 트라우마 유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세월호 참사 보도 이후 부각되기 시작한 '도덕적 상해', 정치 양극화 이후 심각한진 '온라인 공격'이 대표적이다. 가이드북에선 이러한 사례가 저연차 기자의 직업 회의감을 품게 하고, 데스크와 소속 언론사를 불신하게 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가이드북은 트라우마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는 '트라우마 리터러시'에 대한 대안도 제안한다. 이를 위해 현장 기자와 데스크가 각각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사안을 나눠 소개한다. 취재 사안에 인식, 취재원 인터뷰, 현장 취재, 기사 보도 등은 물론, 보도 이후 단계까지 과정별로 각자 인지하고 주의해야 할 점을 담았다.

온라인 공격에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해외 사례와 국내 언론사들의 사례를 통해 대비책을 제안한다. 기자 개인 차원의 대응은 물론 회사 차원에서 기자를 보호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를 소개하고 있다. 소속 기자가 특정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지속적이고 집요한 공격을 받는다면 이는 회사 차원에서 공식 대응해야 할 사안이다. 기자 개인도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면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회사와 공유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

향후 위원회는 가이드북에 대한 현장의 반응 등을 수렴해 다양한 모임이나 지원책 마련도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법조계, 포털업계 등과 논의·협력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정애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언론사뿐만 아니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심리학회 등 유관기관에서도 언론인의 트라우마 문제를 인지하게 됐다"며 "가이드북이 취재나 보도활동에서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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