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시대] 밑 빠진 독 인줄 알았는데... 쿠팡 '히든카드' 된 OTT·배달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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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7-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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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와우멤버십. [사진=쿠팡]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와 배달 앱 '쿠팡 이츠'가 쿠팡의 '아픈 손가락'에서 '조커'로 위상이 변했다. 이들은 쿠팡의 유료 멤버십 회원의 이탈을 막고 록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5일 쿠팡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쿠팡페이, 쿠팡플레이, 해외사업 등 쿠팡의 신사업 분야 매출은 8113억원(6억2802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25%가량 늘어난 수치다.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은 유료 멤버십 '와우멤버십' 회원이다. 쿠팡은 1100만명에 달하는 와우멤버십 회원을 통해 매출 확대를 이뤘다. 쿠팡이 멤버십 월회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지만, 오히려 활성고객이 늘었다. 

쿠팡은 와우멤버십의 이탈률을 낮추기 위해  무료배송과 무료 반품 외에도 OTT 등 추가 혜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 앱 쿠팡이츠의 멤버십 혜택을 확대했다. 지난 4월부터 와우멤버십 회원 중 쿠팡이츠로 음식을 주문하는 회원에게 5~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이 출혈을 감내하면 '10% 할인' 카드를 꺼낸 이유는 쪼그라드는 배달 시장에서 쿠팡이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혜택 연동을 통해 쿠팡이츠를 사용하지 않던 와우 멤버십 회원까지 쿠팡이츠의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나타났다.

쿠팡은 2020년 12월 '쿠팡플레이'로 OTT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결제 없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쿠팡플레이 론칭 초기 업계에서는 쿠팡의 OTT 사업 진출을 향한 의구심이 거셌다. 쿠팡이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었던 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큰 OTT 시장 진출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예능 콘텐츠 'SNL코리아' 외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점도 꾸준히 거론됐다.

우려와 달리 쿠팡플레이는 OTT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5월 OTT 앱 사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1198만명으로 1위였고, 쿠팡플레이가 1466만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티빙(417만명), 웨이브(301만명), 디즈니플러스(204만명) 순이었다. 

쿠팡플레이는 축구 독점 중계를 확보하면서 차별점을 확보했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선수가 활약 중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초청해 내한 경기를 독점 주관했다. 서울과 수원에서 열린 내한 경기 티켓 10만장은 단숨에 매진됐고, 쿠팡플레이 앱에도 300만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이외에도 영화 '존윅4'를 비롯해 '비상선언', '한산' 등을 OTT 독점 공개했으며,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해 쿠팡 쇼핑으로 넘어가는 고객도 늘고 있다.

쿠팡의 이러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와우 멤버십 회원의 이탈을 막고 '멤버십 파워'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 올해 1분기 쿠팡의 활성 고객은 종전 1800만여명에서 100만명가량 늘어난 1900만명을 돌파하며 20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고객 경험과 운영의 탁월성에 집중한 것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비결"이라며 "와우 멤버십은 전 세계 최고의 경험이며 지구상 최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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