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최대 기대주로 손꼽히던 국내 반도체 첫 유니콘 기업 파두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를 웃도는 공모가 상단을 제시받았지만 경쟁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물량이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치인 가운데 지난해 이차전지 분리막 제조사 더블유씨피(WCP)처럼 상장 첫날 오버행 이슈로 급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전날부터 양일간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이날 3:40분 기준 공모가 희망 밴드(2만6000~3만1000)원을 웃도는 3만5000원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률은 500대 1, 확약 비율은 30~40% 수준(25일 장 마감 기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파두 공모주식 수는 총 625만주며 전부 신주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는 상장 뒤 발행 주식 총수 중 13%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조달한 공모자금 1635억원 중 발행 제비용 50억5800만원을 제외한 1584억4200만원을 연구개발(1360억원)과 시설투자(150억원), 일반 운영자금(74억4200만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연구개발 분야를 보면 2023년 137억원, 2024년 327억원, 2025년 449억원, 2026년 669억원 등 해당 기간 동안 총 1584억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앞서 파두는 정정공시 전 공모 자금 사용처에 대해 시설 자금 사용 대신 '기타'로 명시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자금 손실을 메우려고 오는 8월 기업공개(IPO)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지효 파두 대표는 전날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내년부터 양산을 위한 운용자금으로 사용하는 한편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이날 파두의 투자사인 컴퍼니케이의 주가는 전일 대비 20.49% 하락한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미 파두 상장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파두는 2015년 설립된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다. 주력 제품은 저장장치인 SSD를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SSD 컨트롤러다. 특히 클라우드·인공지능(AI)·빅데이터·5G·자율주행 등 신기술 등장으로 데이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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