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부여군 정동리에서 민주당 의원 110여명과 함께 집중호우 피해 농가를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헌재의 존중을 존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헌재 결정이 파면에 이르지 않지만 책임져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이 탄핵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도 나와 있고 국민의 일반적 생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건 국가 제1의 책무고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그런 직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탄핵을 추진했던 당시의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헌재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으며 울분에 차 있는 유족분들과 국민들께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이태원 참사의 사전 예방과 현장 대응, 사후 수습 전 과정에서 현 정부와 주무장관이 보여준 무능과 무책임, 몰염치는 여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상식과 법정의 판결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지만, 정말 이것만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 탄핵심판의 결과를 쉽사리 받아들일 우리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 장관 탄핵 기각 결정은 안타깝다"라며 "헌법재판소는 이 같은 참사에 대한 총괄책임자에게 헌법 정신에 입각하여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했다"고 지적했다.
"尹, 헌재 결정 나고 속이 후련한가"
단장인 진선미 의원은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심판대에 올랐다는 오명을 짊어진 이 장관은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즉각 사퇴하기를 촉구한다"며 "유가족과 다수 국민은 이 장관을 더 이상 행안부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소위 '식물 장관'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제출됐을 때 해임했어야 옳았다"라며 "헌법재판소의 이런 결정이 나왔다. 윤 대통령 속이 후련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가의 책임이 실종됐다고 생각한다. 이태원 참사도,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도 예방하지 못했다"라며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도 없이 면피와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이런 현실은 누가 만들었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통해 이 장관에게 법적인 책임을 재차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은 "특별법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진상이 다 조사되면 다시금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어느 수준에서 행정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무리한 탄핵 추진으로 장관의 업무 공백만 길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6개월 동안 공백 상태를 만든 근본적인 책임은 윤 대통령"이라고 공을 돌렸다. 탄핵소추에 담긴 야당의 정치적 요구를 윤 대통령이 무시한 것이 문제라는 뜻이다.
진선미 의원은 "이제 와서 탄핵심판으로 묶여 있단 이유만으로 공백을 문제 삼는 것은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익숙하고 늘 그래왔던 태도라 생각한다"라며 "국민들께서는 절대 프레임에 빠지지 않으실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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