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80억원 들인 '더 문'…김용화 감독·CJ ENM 명예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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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3-07-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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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더 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더 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순 제작비 280억원을 들인 초대형 영화 '더 문'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지평을 연 김용화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발전된 한국영화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의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용화 감독과 주연 배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가 참석했다.

영화는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통해 저승 세계를 그려냈던 김용화 감독은 '더 문'을 통해 광활한 우주를 표현해냈다. 전작을 통해 기술력을 증명한 그는 피사체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쌓아 올리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김 감독은 "20년 동안 영화를 찍었다. 그동안 셀 수 없이 여러 번 작품을 보았지만, IMAX로 감상한 건 처음이다. 큰 화면으로 작품을 보니 고민해 연출한 장면들이 생각했던 대로 마음에 들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 문'은 실제와 가까운 세트와 소품을 만들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 조언받고, 지구와 여러 조건이 다른 달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반응들에 대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특히 '더 문'은 후반 작업 등 제작 공정 과정을 4K 해상도로 작업해 화제를 모았던바. 극사실적인 묘사와 표현력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김용화 감독은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달의 앞면과 뒷면을 돌면서 사진을 찍어 나사에 팔고 있다. 그 정도로 엄청난 화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저희가 4K를 고집했던 이유가 실제가 그거보다 뛰어난데 그거보다 못 보여준다면 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해상도가 섬찟해질 때까지 작업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VFX도 눈길을 끈다. 진종현 VFX 슈퍼바이저는 프리 비주얼 작업에 6개월 이상의 시간을 쏟아부으며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 어떤 물리적인 현상들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과학적인 자료들을 참고해 월면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액션 장면들을 완성해 냈다. 나로 우주센터에서 스태프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수십 개의 모니터 화면은 블루 스크린이 아닌 디테일한 수치를 넣어 최고 해상도로 디자인한 모션 그래픽을 띄우기도 했다.

김용화 감독은 "배우가 와이어를 착용했다. 무술액션팀이 배우와 촬영 3개월 전부터 유영 장면에 대해 충분히 맞춰봤다. 영화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소화 안 되는 부분은 VFX의 도움을 받았다. 애니메이터들이 한땀 한땀 만든 장면"이라고 말했다.
영화 더 문 기자간담회 사진연합뉴스 제공
영화 '더 문' 기자간담회 [사진=연합뉴스 제공]

앞서 언급한 대로 '더 문'은 순제작비만 280억원을 들인 대작이다.

김 감독은 "작은 예산은 아니지만 280억으로 이 정도 영화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문을 연 뒤 "VFX 비용은 할리우드 대비 말도 안 되는 비용을 들였다.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샷의 수를 줄이고 앵글을 조절했다. 사진처럼 정교함을 느끼게 해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도경수는 와이어 등 액션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그는 "와이어가 한 줄이 아닌 여러 줄을 달고 연기를 하다 보니 타이밍에 맞게 유영 자세를 구현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스태프분들이 절 잘 끌어주신 덕에 영화에서 표현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설경구는 "CG 장면들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여러분이 보신 그대로가 다 세트였다”며 “현장에서 대형 모니터를 통해 도경수 씨가 미리 찍어둔 장면을 배우들이 보며 연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주 액션 장면의 경우는 CG 작업을 러프하게 거쳐 완성시킨 장면을 화면에 띄웠고 이를 우주센터에 있는 배우들이 보며 더 몰입해 연기할 수 있었다"며 "구현된 세트 자체가 너무 실감 나서 현장에 오면 실제 그 장소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점이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희애는 굵직한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그는 "마지막 장면 찍을 때 이성적으로 찍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문영'이 돼서 우주인들에게 지시하면서 그 안에 실제로 있는 듯한 착각에 들 정도로 감정에 빠졌다. 더 감정적으로 한 테이크도 있었는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그 신 마음에 들고 좋았다"고 거들었다.

한편 올해 여름 극장가는 대작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며 '1000억 전쟁'을 벌인다. NEW의 '밀수', 쇼박스의 '비공식작전', CJ ENM '더 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CJ ENM 제작 영화들은 크게 위축된 분위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담보'(2020) '헤어질 결심'(2020) 등이 어렵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범죄도시3'로 극장가가 다시금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관객을 모은 김용화 감독과 CJ ENM이 의기투합해 만든 280억원 대작 '더 문'이 CJ ENM의 자존심 회복과 김용화 감독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월 2일 개봉. 러닝타임은 129분이고 관람 등급은 1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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