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매체 타스통신을 인용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초대받았다”며 “일대일로 포럼이 열리는 10월에 중국에 갈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2013년부터 추진해 온 중국-중앙아시아-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2017년, 2019년에 이어 올해 3차 포럼이 열린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었다. 당시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 무역, 정치, 군사 분야에서 ‘제한 없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가 악화하자, 중국은 러시아의 주요 동맹국으로 부상했다. 유럽 판매 길이 막힌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는 중국으로 대거 흘러갔고, 중국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서방의 제재로 달러, 유로화 결제망에서 밀려난 러시아는 위안화 의존도를 점점 키우고 있다. 올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은 일련의 경제 및 기타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튀르키예와 인도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언젠가 튀르키예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8월 중 튀르키예를 방문하길 바란다고 밝혀왔다.
또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9월 초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초청장을 받았으며, 푸틴 대통령의 직접 참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방문 소식은 푸틴 대통령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직접 참석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로 무산된 가운데 전해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에서 내달 22~24일 열리는 BRICS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다고 최근 밝혔다.
ICC는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아동을 불법으로 납치한 전쟁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회원국은 푸틴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중국, 튀르키예, 인도는 ICC 설립 협정인 로마 규정에 서명한 당사국이 아니어서 푸틴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이들 나라를 쉽게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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