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중부·남부 지방에서 큰 피해를 입힌 올해 장마가 26일 종료됐다. 장마가 끝나면서 불볕더위가 찾아오고, 전국 곳곳이 열대야에 시달리겠다. 돌풍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도 곳곳에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부·남부 강타한 여름장마 26일 종료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부 지방과 남부 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해 정체전선(장마전선)도 북상하겠다"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정체전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고 설명했다.
태풍 독수리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쪽 490㎞ 해상에서 중국 남부지방을 향해 북진 중이다.
올해 제주 장마 시작일은 지난달 25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19일)보다 늦었다. 같은 달 25일 시작한 남부 지방(6월 23일)과 다음 날인 26일부터 장마권에 든 중부 지방(6월 25일)은 평년과 비슷했다.
종료일은 제주(평년 장마 종료일 7월 20일)는 평년보다 늦었지만, 남부 지방(7월 24일)과 중부 지방(7월 26일)은 큰 차이가 없다.
장마철 기간도 평년과 비슷했다. 올해 제주와 중부 지방 장마철은 총 31일, 남부 지방은 32일이다. 평년은 제주 32.4일, 중부 지방 31.5일, 남부 지방 31.4일이다.
강수량은 평년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다. 장마 시작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다. 평년(356.7㎜)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이 내린 셈이다. 1973년 이후로는 세 번째로 많다. 이보다 많은 건 2006년 704.0㎜, 2020년 701.4㎜다.
올해 장마철에 실제 비가 내린 날(강수일)은 전국 평균 21.2일로, 2006년(27일)과 2020년(28.7일)보다 적었다. 한 번에 강한 비가 쏟아진 것이다. 장마철 강수량을 강수일로 나눈 값은 30.6㎜로 '집중호우' 기준을 충족했다. 이는 2006년(26.1㎜)과 2020년(24.4㎜)보다 많았다.
특히 이달 13~18일엔 충청권과 전북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 기간 충북 강수량은 390.5㎜, 충남은 425.1㎜, 전북은 429.3㎜이다. 1년 전체 강수량의 30%를 넘는 수치다.
한낮 체감온도 33도·열대야 주의보
장마가 끝나면서 다시 한번 불볕더위가 찾아오겠다.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한낮 기온이 치솟고, 장맛비로 습도가 높아져 체감온도가 상당히 오르겠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겠다.
수도권과 호남, 경남 남해안, 동해안에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도 나타나겠다.
소나기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날 오후부터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곳곳에 내리겠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장마는 이례적으로 강하고 많은 강수량으로 충청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가져왔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극값의 경신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태풍이나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호우특보가 발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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