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은 국내 M&A 시장에서도 소규모 시장을 핀셋 공략하고 있다. 한국 M&A거래소는 1만건 이상 매수·매도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했다. M&A 관련 연구소를 두고 주기적으로 M&A 관련 자료를 발표함으로써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M&A거래사, 기업금융지도사, 회생관리사 자격증 제도를 통해 M&A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 회장은 M&A 거래 규모가 작을수록 매도자와 매수자 간 매칭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이 M&A할 때 좀 더 쉽고 빠르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다. 한국M&A거래소는 메신저를 통해 M&A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 '마톡'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이 M&A 거래를 진행하며 느꼈던 어려움과 간극을 '마톡'이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한국M&A거래소는 어떤 조직인지 소개해 달라.
"2002년부터 중소기업 M&A 시장을 주목했다. 거래 규모가 큰 시장은 M&A 매각 자문 수수료가 비싸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다. 하지만 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M&A 거래가 쉽지 않았다.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5년 가까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면서 M&A 거래 구조 시스템을 만든 것이 한국M&A거래소다."
-중소기업 M&A가 대기업 M&A보다 어려운 이유가 궁금하다.
"M&A에는 생존형 M&A와 성장형 M&A가 있다. 이들은 각각 55%, 45% 비율을 차지한다.
M&A가 성사되어야 살 수 있는 생존형 M&A 기업과 M&A 타이밍을 놓치면 사업 경쟁력 제고, 기술 습득, 해외 진출 기회를 잃을 수 있는 성장형 M&A 기업이 있다. 큰 기업들은 통상 성장성 M&A로 분류된다. M&A 자체가 극비 사안이지만 작은 기업들은 기업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다.
M&A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기업보다 훨씬 높다. 특히 가업 승계용 M&A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가업 승계용 M&A는 창업주 자녀가 가업을 이어받지 않아 제3자에게 가업을 승계하는 것을 말한다. 매수자가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문화나 종업원 등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업을 키워나갈 마음으로 매수에 임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중소기업 M&A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존형 M&A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쉽게 생각하면 M&A가 공중분해되면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이 매년 신규 고용을 늘리는 것은 산업 전반에 효용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고용이 무너지면 많은 실업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 다른 하나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노하우, 원재료가 시장에서 사장(死藏)된다는 점이다. 이런 자산들이 없어지면 문 닫는 기업과 납품을 진행하던 거래처 회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매출에 지장이 생기다 보니 대안을 찾지 못하는 영세 사업장에도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 연쇄적으로 도산이 일어나면 산업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M&A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령 매도자와 매수자가 있다고 하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M&A를 하는 부티크 자문사들이 이중, 삼중으로 끼어 있다. 이렇게 되면 어떤 매수자가 매도 기업을 찾는 과정에서 매도자가 아닌 매도자 대리인과 협상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 매도자 대리인을 여러 번 거치는 일도 허다하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직후부터는 생존형 M&A가 대거 나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타격을 많이 받은 여행·숙박업체들이 상당히 많이 나올 것이다."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지금도 M&A 사각지대에서는 빈번할 것 같다.
"까도 까도 속 없는 존재인 양파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만든 것이 파트너 제도다. 쉽게 말해 대리인을 한 명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파트너란 M&A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 보유자가 KMX에 정보를 제공하고 M&A 성공 시 수수료를 분배받는 제도다."
-중소기업 M&A 활성화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국가 차원에서 M&A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코스닥 회사일수록 적대적 M&A를 비롯해 M&A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생각보다 M&A는 기업을 뺏고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CEO들이 많다. 10개 기업 가운데 2~3개 기업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코스닥 기업 중에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서 성장한 회사들이 많다. 맛집 식당처럼 오너들이 회사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보니 M&A를 하면 뺏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M&A는 결국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윈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세금을 더 받으려고 해서 중소기업 M&A가 비활성화하는 것보다 세금을 덜 받더라도 M&A를 활성화시켜서 중소기업들을 살려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M&A를 통해 살아나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더 커진다면 세금은 훗날 더 걷힐 것이다."
-M&A를 통해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윈윈하는 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기업을 사는 쪽은 매출과 고용을 늘릴 수 있고, 파는 쪽은 충분한 대가를 받고 자금을 회수하는 등 윈윈이 가능하다. M&A는 인수자와 투자자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M&A 플랫폼 마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마톡을 통해 회사 검색, 정보 열람, 협상, 계약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미팅과 실사도 온라인 또는 전화로 조건을 협의한 후 현장에서 진행하면 된다.
무엇보다 마톡에는 M&A 관련 정보가 1만개 정도 들어 있다. M&A 정보를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 그동안 M&A 거래를 오프라인에 진행했지만 코로나19 때 타격을 입고 만들어낸 게 마톡이다. 향후 마톡은 세계 각국에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크로스보더 M&A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확장성이 더 커졌다.
마톡은 M&A를 처음 하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도록 '톡(talk)'을 클릭하면 단계별로 안내되고 진행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수 의향이 있을 때 매도 희망 기업을 검색해 '톡'을 신청하면 상대방과 직접 연결돼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시스템상에서 거래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프라인과 비교해 비밀 유지와 보안 관리 측면에서 탁월하다."
-한국M&A거래소 비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목표는 정보 보유를 넘어 M&A 성사 건수를 더욱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MTS시스템)·학(on-off 교육시스템)·연(M&A통계정보리서치시스템) 간 시스템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은 누구
한양대 경영학 학사, 고려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아시아M&A협회 창립자 겸 초대 회장(한·중·일 등 8개국 참여), 한국M&A투자협회 회장, 한국M&A거래소 회장, 한양대 경영학부 특임교수를 역임했다. 기업가치극대화 전략전문가(M&A, IPO, 우회상장, 경영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이창헌 회장은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2009년 한국M&A투자협회를 설립했다. 2006년부터 약 3년에 걸쳐 준비했다. M&A 전문가, 관련 조직이 동참해 산업자원부에서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M&A 관련 세미나와 연구 발표, 교육 등을 진행하고 해외 조직 교류 등을 통해 공신력을 높이며 국내외에서 M&A 전문조직으로 인정받게 됐다. 협회가 설립된 2009년부터 다시 약 4년간 준비를 거쳐 2013년 아시아M&A협회를 설립했다. 이창헌 회장은 아시아M&A협회 창립자 겸 초대 회장을 2015년 12월까지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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