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만나 “신흥시장 국가의 목소리를 함께 내길 희망한다”며 반서방 연대를 강조했다. 이번 만남은 7개월 만에 다시 외교부장으로 복귀한 왕 부장의 첫 공식 행보다.
2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하칸 피단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왕 위원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튀르키예는 신흥시장 국가의 대표이자 개발도상 대국으로,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거대한 협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왕 위원은 이어 “중국은 튀르키예 새 정부와 함께 전략적 상호 신뢰와 협조를 강화하고, 영역별 협력을 심화하길 바란다”며 “중국은 서로의 핵심이익과 국가 안보·안정 수호를 확고히 지지하고,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더 풍성한 성과를 내도록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그러면서 “중국은 유엔(UN)·주요 20개국(G20)·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기구의 틀 안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신흥시장 국가의 목소리를 함께 내길 희망한다”며 “진정한 다자주의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을 수호하고, 일방주의와 디커플링(탈동조화) 등 잘못된 관행에 반대하여, 복잡한 세계에 안정성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 국가들 간 연대를 더욱 긴밀히 해 서방의 세력에 맞서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왕 위원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양질의 터키산 상품을 더 많이 수입하고, 양국 기업이 무역 대금 결제에 상호의 화폐를 사용하도록 지원하며, 더 많은 중국 기업이 튀르키예에 투자하고 사업을 펼치도록 장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피단 장관은 "튀르키예는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중시하고, 중국 경제와 과학에 관한 '위협론'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발전을 비방하고 억제하는 것에 반대하고, 튀르키예에서 중국 영토의 온전함을 깨뜨리려는 활동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왕 부장과 피단 장관은 흑해곡물협정관련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25일 친강 전 외교부장을 7개월 만에 전격 해임하고, 전임이었던 왕 부장을 다시 외교부장직에 임명했다. 따라서 이번 튀르키예 방문은 외교부장 복귀 이후 왕 부장의 첫 공식 행보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의 튀르키예 방문은 외교부장 복귀 전부터 예정된 것으로, 왕 부장은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외 순방의 일환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한 것이다. 왕 부장은 튀르키예 방문 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고위급 안보 회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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