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이은 태풍으로 곡창지대 등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슈퍼태풍 '독수리'가 중국을 강타한 데 이어 6호 태풍 '카눈'까지 중국으로 향할 전망이어서 그 피해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30일 중국 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 5호 태풍 '독수리'는 28일 중국 남부 푸젠성에 상륙한 가운데 현재까지 푸젠성에서만 90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하고, 약 35만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수리'는 2016년 태풍 '메란티' 이후 푸젠성을 강타한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태풍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수리'는 상륙 이후 중국 대륙을 관통하며 북진을 계속한 가운데 장시성 등을 휩쓴 후 전날 정오께 안후이성 근처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수리'의 잔존 저기압 세력은 계속 비를 뿌리면서 북진한 가운데 현재 수도인 베이징까지 올라온 상태이다.
이에 중국 중앙기상대는 "'독수리'의 세력은 계속 약화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베이징과 톈진 및 허베이성을 잇는 이른바 '징진지' 지역에 앞으로 최대 600mm까지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앙기상대는 29일 오후 6시부터 베이징 등 북부 지역과 동부 지역 등에 폭우 적색 경보를 발령한 이후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2시(이하 베이징 현지시간)부터 31일 오후 2시까지 베이징 중서부 지역 등에 비가 최대 350mm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기상대가 폭우 적색 경보를 발령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적색 경보는 앞으로 3시간 동안 강우량이 100mm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혹은 이미 100mm 이상 내린 가운데 비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 발령된다.
베이징 기상당국 역시 폭우가 화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고, 시 당국은 각종 스포츠 행사를 취소하고 관광지 등을 폐쇄하면서 시민들에게 외출과 야외 활동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또한 30일 베이징 서우두공항 역시 1급 대응 태세를 발령한 가운데 항공편 중 일부가 폭우로 결항됐다.
이러한 폭우로 인해 각종 하천이 범람하면서 홍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수리부는 30일 징진지 지역에 대한 홍수 방지 응급 태세를 2급으로 격상하고, 유관 부서들이 긴급히 재난 방지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호 태풍 '카눈'이 중국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해상에 위치한 '카눈'은 오키나와 지역까지 북상한 후 방향을 돌려 중국 동부 지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기상대는 이날 예보를 통해 태풍 '카눈'의 세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31일 밤부터 내달 1일 새벽 사이에 중국 동부 해역에 진입하고, 2일에 상하이 근처 저장성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보에 따르면 '카눈'은 상륙 이후 서쪽으로 진로를 유지하면서 내주까지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독수리'와 '카눈'이 연달아 닥친 중국 남부와 동남부의 곡창 지대에 많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농업농림부는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이미 관련 지역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논밭 토양에 수분이 포화인 상태에서 태풍 '카눈'이 연이어 오고 있다"며 "('카눈'의) 규모가 거대하고 수증기가 풍부하며 상륙 시기가 비교적 짧으면서 영향 지역이 중첩될 전망이다. 그에 동반한 강풍과 폭우가 농업 생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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