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우려" WHO의 경고…서울서 두 번째 '고양이 AI' 의심 사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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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입력 2023-07-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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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감염 가능성 낮아…야생 조류·길고양이 접촉 '금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시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확진된 고양이가 발견된 지 나흘 만에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고양이와 접촉한 사람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 마리가 조류 AI 확진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9일 관악구 소재 한 보호시설에 있던 고양이가 동물병원 진료 도중 폐사해 의심사례로 신고됐다. 

식욕 부진과 호흡기 증상을 보여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폐사해, 전날 동물병원장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고양이에 대한 추가 정밀검사에는 2~3일이 소요돼, 31일 확진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병원 종사자, 보호소 관계자 등 이 고양이와 접촉한 사람 가운데 유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5일 나온 확진 사례는 관내 동물 보호시설에서 보호하는 고양이 40마리 중 38마리가 집단 폐사했는데, 이 중 2마리에 대한 검사 시료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확인한 결과 H5N1형 AI로 확진됐다. 해당 사례에서도 노출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7년여 만이다. 당시 경기 포천에서 집고양이 1마리와 길고양이 1마리가 각각 확진된 바 있다. 앞서 2015년에는 경남 고성에서는 개가 AI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는 관내에서 시·자치구가 운영하는 동물 보호소 총 19곳이 보호하는 개 57마리와 고양이 45마리에 대한 AI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으며, 추가 확진 사례는 없었다. 또 확진된 고양이가 발견된 장소로부터 반경 10km 내 동물 관련 시설 430곳을 예찰했으며,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동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고양이가 감염된 AI가 사람까지 번질 위험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H5N1형 AI가 조류에서 개나 고양이를 거쳐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접촉자 등 노출자를 최종 접촉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10일 간 집중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야생 조류나 길고양이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며 “가정에서 기르는 새나 고양이의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활동량 저하, 침흘림, 숨가쁨 등 증상이 보이면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포유류의 AI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최근 폴란드에서도 고병원성 AI 감염으로 여러 지역에서 고양이 29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AI가 주로 새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임을 고려하면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단일 국가 내 고양이들 사이에 광범위한 감염이 발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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