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진행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평화회담 과정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양측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화회담이 불가능한 이유를 우크라이나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으며 대규모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공격받고 있을 때 방어를 중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영토의 온전한 회복 없이는 평화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내놓은 평화 중재안에 대해 "중국의 계획 등과 마찬가지로 평화를 찾기 위한 과정에서 기반이 될 수는 있다"고 하면서도 포로 교환과 인도주의적 문제 등 일부 조항이 이미 이행되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러시아 전술핵무기 철수,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정지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큰 상황 변화는 없다. 우크라이나가 전투력 회복을 위해 부대를 철수시켰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인력과 장비 모두 크게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화상으로만 참석할 뜻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대면 불참 사유에 대해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참석하는 것보다 러시아에 남아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두고 남아공이 ICC 회원국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ICC 회원국인 남아공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 영토에 온다면 그를 체포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알자지라는 "남아공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체포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오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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