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내리막길을 걷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올라서고 있다. 금리 인상기 속에 금융당국이 금리를 강제로 붙들고 있었지만 느슨해진 관심과 시장금리 상승이 더해져 금리가 재차 오름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미 금리 상단은 7%까지 올라서며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다음 달부터 인상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28일 기준으로 연 4.33~6.93%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두 달 전인 지난 5월 말 연 3.91~7.02% 수준과 비교해 상단은 소폭 하락했으나 대다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는 0.42%포인트 높아졌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해 11~12월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 전환돼 지난 5월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6월부터 다시 오름세로 전환되기 시작해 금리 상단이 연초에 기록했던 7%대까지 올라섰다. 하단 금리도 3%대는 사라지고 4%대만 남았다. 이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기준 4.34%에서 올해 4월 3.44%까지 떨어진 뒤 △5월 3.56% △6월 3.70%로 반등했다.
혼합형(고정) 금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5대 은행 주담대 고정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4.90∼6.98%에서 올해 4월 말 연 3.76∼5.86%까지 낮아졌다가 5월 말 연 3.92∼6.15%로 높아졌다. 지난 28일 기준으로는 연 3.77~6.11%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저점과 비교해 상·하단 금리 모두 높아졌다. 이 역시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금리가 4월 말 3.94%에서 5월 말 4.05%, 지난 28일 4.23%로 반등한 영향을 받았다. 은행들은 지난달 말 종료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에 대비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도 반년 만에 금리가 인상됐다. 주택금융공사(HF)는 지난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지금까지 계속 금리를 동결했지만 그간 재원조달비용 상승, 대출신청 추이 등을 고려해 오는 8월 11일부터 일반형 상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금리는 기존 연 4.15(10년)∼4.45%(50년)에서 연 4.40(10년)∼4.70%(50년)로 오르게 된다. 여기에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금리도 올라서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최근 오름세로 전환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오는 8~9월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더욱 높아져 일반 차주들은 물론 '영끌' '빚투' 등으로 집을 마련한 투자자들로서는 빚 상환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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