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발신 기지국 주소는 개인정보로 볼 수 없어 이동통신사가 서비스 가입자에게 이를 알려줄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김가연 변호사가 KT를 상대로 낸 공개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사단법인 오픈넷 소속 상근변호사인 김 변호사는 "내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낸 이들의 전화번호·통화 일시·기지국 정보 등을 공개하라"며 2017년 2월 KT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착신 전화번호는 이용자 이동전화 이용 내역과 관련된 정보로 KT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서 정하고 있는 이용자 개인정보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KT가 이를 수집한 이상 제공하는 게 맞다"며 김 변호사 손을 들어줬다.
1심 중 KT가 김 변호사의 발신 통화 내역과 동 단위까지 표시된 기지국 주소를 제공하자 김 변호사는 2심에서 기지국 지번주소 또는 허가번호에 대한 공개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 취지를 변경했다.
하지만 2심은 "기지국 위치정보는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는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김 변호사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기지국 위치정보를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김 변호사 휴대전화 단말기가 발신했을 때 접속한 기지국 위치에 관한 정보는 김 변호사 위치가 아닌 기지국 위치에 관한 것"이라며 "이는 개인정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가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옛 정보통신망법 또는 이용계약을 근거로 발신기지국 지번 주소·허가번호에 대해 공개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최초로 선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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