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상반기 이자 비용 50% 넘게 급증…'실적 발목'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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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7-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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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상반기 카드사 이자 비용이 50% 넘게 급증했다.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이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 과정에 적용되는 금리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매번 수익성 상쇄를 위해 활용했던 고정비(판매·관리비) 감축 전략도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실적은 큰 폭으로 나빠진 상태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5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의 올 상반기 이자 비용은 1조3549억원으로 전년 동기(8823억원)보다 54% 늘었다.
 
업체별로는 하나카드 증가율이 136%(669억원→1582억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카드 59%(1084억원→1725억원), KB국민카드 57%(2150억원→3371억원), 신한카드 50%(2982억원→4477억원), 삼성카드 24%(1938억원→2394억원) 순이었다.
 
비용 증가를 촉진한 요인은 고금리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가 4%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를 통해 70% 이상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로서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
 
고객 연체율이 일제히 1%대로 올라서면서 5개사 합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역시 작년 상반기 8288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5106억원으로 82% 급증했다. 하나카드와 삼성카드 증가 폭이 각각 107%, 89%로 가장 컸다.
 
카드사들이 과거 수익성 방어를 위해 썼던 판관비 절감 전략도 이번에는 높은 물가 상승률에 가로막혔다. 5개 카드사의 상반기 합산 판관비는 1조881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273억원)보다 2.97%(543억원) 늘었다. 이는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상반기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 물가) 상승률 전망치(3.8%)보다 0.83%포인트 낮은 수치다.
 
카드사들이 상반기에도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며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결론적으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5개 카드사 합산 실적은 20% 이상 급감했다. 올 상반기 우리카드 당기 순익은 819억원으로 전년 동기(1340억원)보다 38.7% 줄었다. 하나카드(1187억원→726억원)와 신한카드(4127억원→3169억원), KB국민카드(2457억원→1929억원) 순익도 20% 넘게 줄었다. 그나마 삼성카드 감소 폭(3159억원→2906억원)이 8%에 그치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연말까지 높은 시장금리에 조달비용 압박이 이어지는 건 물론이거니와 대손 관련 불확실성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하려면 올 3분기 발표를 앞둔 적격비용(수수료율 근거가 되는 원가) 재산정제도 폐기 등 눈앞에 놓인 과제부터 풀어가야 할 것으로 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 상승, 소비 위축 영향 등이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역시 카드사들이 내실 경영에 초점을 두고 경영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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