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불법 유통에 칼 빼든 정부…"제2의 누누티비 철저히 적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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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7-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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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등 범정부 부처, 'K콘텐츠 불법 유통 근절 대책' 발표

  • 신속하면서도 엄격한 수사로 저작권 침해 사이트 빠르게 적발

  • 국제 공조도 확대…해외 거점 불법사이트 수사 확대하고 미국과도 공조 본격화

  • 정부 "불법 유통으로 누수된 수익 회복하면 일자리 약 58만개 창출 가능"

K-콘텐츠 불법 유통 방지대책 민·당·정 협의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불법 유통 방지대책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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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불법 유통 방지대책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누누티비'로 불거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웹툰 등 K콘텐츠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정부 각 부처별 역량을 총동원해 '제2의 누누티비'와 같은 사례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유관 부처와 함께 K콘텐츠 불법 유통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한국 콘텐츠 산업은 K-드라마, K-팝, K-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성장했다. 실제 2021년 콘텐츠 수출액은 124억5000만 달러로 주요 수출품목인 가전제품,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패널을 크게 추월했고, 2022년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85개국 중 7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콘텐츠 불법 유통은 이러한 K콘텐츠가 품은 고민거리였다. 누누티비는 지난 4월 폐쇄됐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대형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는 여전히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콘텐츠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컸다. 실제 누누티비의 서비스가 종료되자 국내 OTT 플랫폼의 이용자가 100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제적 채널과 범부처, 민간 역량을 총동원해 K-콘텐츠 불법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4대 전략을 마련했다. △속도와 엄정함(Speed & Strict) △공조(Cooperation) △과학(Science) △변화(Change) 등이 키워드다.

'속도와 엄정함'은 콘텐츠 불법 유통에 빠르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제2 누누티비 등 불법 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심의-차단 속도를 한 차원 높여 콘텐츠 불법 유통을 원천 봉쇄하고,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 사이트를 통한 불법 수입이 발생할 여지를 억제한다. 검색어 등 키워드를 통해 불법 사이트를 자동 탐지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대상 플랫폼을 확대해 불법 사이트를 신속하게 적발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저작권 침해 사이트 접속차단 심의도 현재 주 2회에서 상시 심의로 변경해 사이트 접속차단 속도를 높인다. 이를 위해 현재 계류 중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또 문체부와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이 힘을 모아 사회적 문제가 큰 '중점관리사이트'를 집중 수사하고, 특정 장르나 매체에서 대량 불법복제물 유출 등이 발생하는 경우 '집중 단속기간'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민·형사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저작권 침해에 대한 양형기준과 검찰 사건처리기준 상향을 추진한다. 또 민사 손해배상에 징벌적 의미를 추가해 실제 손해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손해액으로 판결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도 나선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내부자 고발을 유도하기 위해 공익신고제와 그에 따른 포상금 내용도 홍보한다.

콘텐츠 불법 유통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도 강화한다. 적발된 불법사이트 운영자는 국내외 공조를 통해 철저히 수사·검거한다. 특히 대표적인 콘텐츠 불법유통 피해국인 미국과의 민관 양면 공조를 강화한다. 문체부는 미국 국토안보부(국토안보수사국)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한국저작권보호원과 넷플릭스 등 6개 회원사로 구성된 미국 영화협회는 저작권 침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추진한다.

인터폴을 비롯한 세계 각국 수사기관과의 협력에도 나선다. 문체부는 이미 저작권 침해 수사 시 인터폴과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공조수사를 더욱 확대해 인터폴 내 'K-콘텐츠 침해 수사 협력관'을 지정하고 해외 거점 불법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협력 지원한다. 법무부는 협약 가입국 간 사이버범죄 분야에서 신속한 형사사법공조체계를 구축하는 '사이버범죄 대응 협약' 가입을 조속히 추진해 협약 가입국의 수사자료와 정보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과학수사도 강화한다. 그간 저작권 침해를 전문적으로 수사해 온 문체부 특별사법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문체부 수사팀을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로 재편하고, 디지털 증거 분석과 수사전략을 수립하는 범죄분석실을 신설한다. 사회의 저작권 인식 전환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저작권 보호, 바로 지금(Copyright, Right Now)'이라는 저작권 보호 인식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콘텐츠 창작과 소비의 중심인 청년세대가 중고장터, 대학생 커뮤니티 등 자신들의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저작권 보호 메시지를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청소년들에게 공정한 저작권 의식이 확립될 수 있도록 저작권 관련 인정교과서를 개발하고 교육용 저작권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한다.

정부는 콘텐츠 산업에서 그간 불법 유통으로 인해 누수됐던 수익이 회복되면 지난 2월 2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표한 'K-콘텐츠 수출전략' 추진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정부가 세운 목표는 2027년 콘텐츠 산업 수출 250억달러, 콘텐츠 산업 매출액 200조원 달성이다. 정부는 콘텐츠 산업 매출액이 예정대로 증가하면 관련 일자리 약 58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종합 대책이 창작자의 열정과 투혼이 담긴 콘텐츠를 훔쳐서 부당한 수익을 가져가는 범죄를 근절하고, 우리 사회에 공정과 상식이라는 국정가치가 더욱 깊이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밀도 있게 대책을 추진하고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을 위한 정부의 엄정하고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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