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관절·척추 병원에서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한 언론을 통해 대리수술을 하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이 보도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KBS는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 부산 중구의 한 병원의 대리 수술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해당 병원 관계자 A씨는 KBS에 한 달여 동안 수술실을 촬영한 영상을 제보했다. A씨는 영상에서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영업사원이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했고, 의사는 맞은 편에서 무릎만 잡고 있다고 밝혔다.
KBS가 입수한 영상에는 간호조무사가 수술 도구를 잡는 장면도 있었다. KBS는 영상에서 의사가 어깨 관절 수술 중 갑자기 수술복을 벗고 수술실을 나갔고, 간호조무사가 환자 어깨 봉합수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병원 측은 KBS에 "영업사원이 한 행위는 집도가 아닌 수술 보조 행위에 불과하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해당 병원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7일 이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병원은 2020년 개원 이후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이 환자의 혈관조직을 떼어내고 망치질로 관절을 고정하는 십자인대 수술을 하는 등 무면허로 여러 차례 대리 수술을 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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