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어패류 폐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가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을 도내 양식장에서 찾아냈다.
이 바지락을 활용, 차세대 바지락 생산 및 우량 유전자 선발을 통한 품종 개량을 완료하면 고수온에 따른 바지락 폐사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도 수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기온이 30℃일 때 갯벌 온도는 37∼39℃까지 상승하고, 바닷물 온도가 바지락 생존 한계치인 30℃를 넘으면 폐사가 급격하게 늘게 된다.
충남 서해의 8월 평균 수온은 △2007년 22.4℃ △2012년 27.2℃ △2018년 23.1℃ △2022년 23.5℃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여름철 고수온기 도내 바지락 폐사 발생률은 △2012년 태안 곰섬 17% △2013년 태안 황도 77.8% △2016년 태안 소근 39.8% △2016년 태안 의항2리 27.4% △2019년 서산 웅도·오지·팔봉 21.6% △2019년 태안 도성·활곡 34% △2019년 황도 31.8% 등이다.
양식장 갯벌 뒤엎기(경운), 종패 및 모래 살포 등 어장 환경 개선으로 바지락 폐사 피해를 근근히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해수 온도도 상승, 어장 환경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고수온 내성 바지락 선별과 세대 관리를 통한 품종 개량을 추진 중이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우선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이 많은 양식장을 찾아냈다.
시군 당 5개 씩, 6개 시군 30개 양식장에서 각각 100패 씩 총 3000패의 바지락을 채취, 수온 변화 대응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체별 고수온 대응력을 살폈다.
검사는 바지락 속살 끝 부분 외투막을 떼어내 핵산을 추출하고, 고수온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를 증폭해 자체 개발한 고수온 내성 마커를 통해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황도 양식장 바지락이 고수온에 강한 점을 확인했다.
황도 바지락은 고수온 저항 유전자 발현량이 일반 바지락에 비해 4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2019년 두 차례 대량 폐사가 발생하며 고수온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바지락이 살아남아 번식했기 때문으로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추측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이어 올해 상반기 황도 바지락 100㎏(7000패 안팎)을 확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수온에 더 강한 500패를 추려냈다.
앞으로는 이 500패를 양친 교배시켜 2세대 바지락을 생산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한 고수온 우성 바지락 선별과 육종을 반복할 계획이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총 5차례의 육종 및 선별 과정을 거쳐 고수온 저항성이 강한 종패를 생산, 어촌계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전병두 도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여름철 고수온은 바지락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고수온이 더 잦아지면 바지락 대량 폐사 피해도 반복적으로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소장은 이어 “유전자 분석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육종을 통해 바지락을 변화된 환경에 적응 가능한 품종으로 개량,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바지락 생산량은 △2019년 4만 6027톤 △2020년 4만 5755톤 △2021년 4만 5836톤 △지난해 3만 7700톤 등이며, 충남은 △2019년 1만 1051톤 △2020년 1만 1403톤 △2021년 8506톤 △2022년 8177톤 등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