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중 철근 전단 보강근이 누락된 단지 15곳 가운데 아직 보강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곳은 4곳에 이른다. 입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LH는 기술적 검토와 보상책 협의 등을 이유로 보강공사를 미루고 있다.
3일 LH에 따르면 철근 누락 아파트 15곳 중 남양주 별내A25, 음성금석A2, 공주월송A4, 아산탕정2-A14 4곳은 아직 철근 보강공사가 시작되지 않았고, 언제 공사에 들어갈지도 미정이다. 네 단지 모두 이미 지난해 입주를 마쳐 입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들 단지에 대한 보강공사 일정은 내달 30일까지로 예정됐다. 실제 공사에 걸리는 기간은 한 달정도면 충분한데, 공사를 언제 시작할지 몰라 기간을 넉넉히 잡았다는 것이 LH 측 설명이다.
특히 남양주 별내 아파트의 경우 당초 지난 2일 입주민대표자회의(입대위)와 시공사, LH 등이 설명회를 열어 공사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예정없이 미뤄지는 상태다. LH 측은 보강공사 및 설명회 일정이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고, 해당 단지 관리사무소도 일정 논의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전해왔다.
남양주 철근 누락 단지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신혼부부 단지라 갓난아기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구가 대부분인데, 주차장을 이용할 때마다 혹시 잘못될까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하루빨리 안전하게 보강공사를 진행했으면 하는데 아직 LH로부터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마찬가지로 충북 음성금석 A2, 충남 공주월송 A4, 충남 아산탕정 2-A14도 공사 착수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음성금석과 아산탕정 단지 관리사무소 측도 "아직까지 일정을 공유받거나 함께 논의한 적 없다.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전했다.
LH 관계자는 "기입주 단지의 경우, 입주자들에게 보강공사 및 대책 방향을 설명할 필요가 있고 입주자들과 일정을 맞추고 요청 사항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조금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추후 보강공사에 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보강설계를 위한 기술적 검토를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H 대전충남지역본부 측은 공주월송과 아산탕정 단지애 댜해 오는 9일까지 기술적 검토를 마무리해 보강 설계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보강 설계안을 토대로 8월 중으로 보강공사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한편 보강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주민은 주차장 일부 공간을 이용하지 못하고 분진과 소음 등 2차 피해에 시달릴 수 있다. 남양주 철근 누락 아파트의 한 입주민은 "주차장 바로 위에 거주동과 어린이집 등이 있어 보강공사 과정과 전후로 안전이 보장될지 걱정스럽다"며 "LH, 설계사 측에서 설계도면을 공개해서 주민들에게 정확한 보강공사 위치와 현황을 안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LH측은 "단지별로 현장 상황에 맞게 보강공사 진행 예정이며 공사 완료나 입주 여부와 별개로 모든 단지에서 주민설명회를 수시로 진행해 단지별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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