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검증위 "논문·영상서 마이스너 효과 안보여…초전도체 아냐"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초전도저온학회(이하 학회)는 최근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결론 내린 이유로 "초전도체의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3일 밝혔다.

학회는 이 물질을 만든 퀀텀에너지연구소에 검증을 위한 샘플 전송을 요구한 상황이다. 하지만 연구소는 투고한 논문이 심사 중이라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받을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 LK-99 검증위원회에 따르면 초전도 현상은 특정 물질이 전기 저항이 없어지고 내부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LK-99가 등장한 영상과 논문에서는 이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가령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 3월 공개한 영상에는 LK-99를 매달아 두고 자석을 가져다 대면 반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학회 검증위는 이러한 현상이 구리와 같은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에서도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초전도체가 공중에 부양된 채 고정되려면 마이스너 효과와 함께 초전도체가 자석 위 특정 위치에 머무른 채 고정되는 '자기 선속 고정(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나야 하지만, LK-99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LK-99가 자석 위 떠 있는 모습은 자기 선속 고정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봤다.

검증위는 "논문에서는 완벽한 샘플이 아니라 일부만 공중 부양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석과 샘플 사이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 반발력으로 샘플이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정확한 마이스너 효과라 할 수 없다"고 짚었다.

더불어 논문 데이터도 일반적 초전도체 그래프와 다르다는 게 검증위 주장이다. 저항 그래프에서는 임계온도 부근에서 금속의 온도·저항 그래프 형태를 따르고 자화율 역시 일반 초전도체는 임계온도에서 0으로 돌아온다. 이 물질은 음의 수치를 보인다는 것이다.

전날 발족한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LK-99 샘플을 제공하면 교차검증을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또한, 초전도체의 두 가지 특성인 저항이 0인 현상과 완전반자성 특징을 검증하기 위해 샘플의 자화율과 저항을 측정할 예정이다.

검증위는 "자화율은 SQUID라는 초전도센서를 사용한 자화율측정시스템으로 정밀 측정이 가능하며 샘플만 제공되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검증을 위해서는 여러 번의 재현 실험과 교차 검증이 필요해 어떤 변수를 어느 범위에서 측정할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