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8월 7~11일) 중국 증시는 수출입, 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가운데, 중국의 추가 부양책 발표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7월 정치국 회의에서 부양책 신호가 나온 후 잇달아 부동산·민간기업·소비 등 분야에서 각종 부양책이 나오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발표하는 민간 서비스업 경기 지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확장세를 이어간 것도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주보다 0.37% 상승한 3288.08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300선도 넘기며 약 두 달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전성분과 창업판 지수 주간 상승폭은 각각 1.24%, 1.97%로 더 컸다.
외국인도 지난주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서 모두 124억6700만 위안(약 2조26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입했다. 상하이 증시에서 52억2400만 위안, 선전 증시에서 72억4300만 위안어치씩이다.
외국인은 특히 전기차 배터리, 증권사, 주류, 문화미디어 등 업종주를 주로 매입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기업 CATL, 바이주 기업 구이저우마오타이, 전기차 기업 비야디, 태양광 기업 룽지솔라, 온라인 증권업체 퉁화순 등이 외국인이 매집한 주요 종목이다.
이번주 중국 증시에서는 지난달 수출입, 소비자·생산자물가, 은행 대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고됐다.
우선 8일에는 중국 해관총서가 7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하는데 전망이 밝지는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7월 달러 기준 수출이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14%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5월(-7.5%), 6월(-12.4%)에 이어 낙폭을 더 키우며 석 달째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같은 기간 수입 증가율은 -5.2%로, 전달(-6.8%)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9일에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7월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CPI, PPI)를 발표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국 내수경기 부진 속 7월 CPI가 -0.3% 하락하며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4월 CPI 상승률은 26개월 만의 최저치인 0.1%를 기록한 뒤, 5월(0.2%), 6월(0%)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를 키웠다.
7월 PPI는 5% 하락하며 전달 기록한 -5.4%보다 낙폭을 줄일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경기 회복세 부진 속 PPI는 지난해 10월부터 반년 넘게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 밖에 1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표하는 중국의 7월 신규 위안화 대출은 1조8100억 위안으로, 전달(3조500억 위안)의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각종 지표에서 경기 회복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중국 지도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인민은행은 최근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쩌우란 인민은행 통화정책 담당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금융기관 지급준비율 인하, 공개시장 조작, 중기유동성대출(MLF) 등 통화정책 수단을 유연하게 활용해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추가 통화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인민은행이 이달 만기 도래하는 MLF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중 은행권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지준율이란 금융기관이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일정 부분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비율이다. 정식 명칭은 법정 지준율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 은행권 대출 여력이 늘어나기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난다.
중신은행 밍밍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MLF 물량 압박과 연내 유동성 분포 상황을 고려할 때 8~9월 중으로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민은행이 마지막으로 금융기관 지준율을 내린 것은 올해 3월이다. 당시 인하 폭은 25bp(0.25% 포인트)로, 이로써 중국 금융기관 지준율은 약 7.6%로 낮아졌다.
한편 중국은 올해 10월부터 증권사들이 의무적으로 납입해야 하는 결산준비금 최저 납부비율을 현재의 16%에서 13%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는 증시 부양 조치도 발표했다.
결산준비금은 증권사 등이 규정에 따라 자금 거래 계좌에 넣어두는 증권 거래·비거래 자금으로, 사실상 증권사의 지급준비율로 보면 된다. 시장은 이번 조치로 주식시장에 300억∼400억 위안(약 7조3000억원)의 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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