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머니무브] 자산운용사 vs 증권사, OCIO서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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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8-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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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외부위탁운용관리자(OCIO) 시장의 성장이 전망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OCIO 규모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시장 선점을 통해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당장 유의미한 성과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OCIO 시장 규모는 132조2263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공적기금이 112조3224억원(84.95%)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민간기업 7조9932억원(6.05%) △공공기관 6조8039억원(5.15%) △퇴직연금 2조301억원(1.54%) △공제회 1조5236억원(1.15%) △대학기금 9481억원(0.72%) 등으로 나타났다.

OCIO는 외부의 자산운용자가 자산보유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자산운용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행해주는 전략적 일임위탁이다. 기존의 전통적 위탁방식에 비해 자산운용에 수반되는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다 상위의 전략적 의사결정 단계를 일부 또는 전부 포괄한다. 전략적 의사결정이 위임되기 때문에 수탁자인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역량과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특징이 있다.

OCIO는 급격한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퇴직연금 제도가 개선되고 민간기업의 사내유보금 증가로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OCIO 시장이 향후 10년간 약 8배 성장, 100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자산운용업계의 전유물이었던 OCIO 시장은 증권사들도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며 각축전의 양상으로 변모했다. OCIO 위탁운용은 직접적인 펀드 운용이 아니라 자산배분 개념의 재간접펀드이기 때문에 랩(wrap) 형태로 일임위탁을 실행하는 증권사도 OCIO를 운용햘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이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투자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주택도시기금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미래에셋증권은 고용보험기금과 한국거래소의 OCIO 사업자로 선정됐다.

자산운용사 OCIO 펀드도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해 3월 출시한 NH-Amundi올바른지구OCIO자산배분증권자투자신탁은 패밀리합산 설정액이 2029억원을 달성했다. 설정액 150억원으로 출발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10배 이상 급성장한 셈이다. KB타겟리턴안정형OCIO증권투자신탁(1383억원)과 삼성퇴직연금OCIO솔루션밸런스증권투자신탁(1142억원)도 1000억원이 넘는 설정액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성장은 기대치 대비 저조한 상황이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원금보장형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실적배당형을 선택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OCIO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금보장형의 금리가 4~5%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배당형 OCIO가 새로운 계약을 따내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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