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달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약 2주간 온라인에 '살인예고' 글을 쓴 피의자 60여명을 검거했다. 이 중 절반 가량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오전 7시까지 살인예고 글 187건을 확인해 5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34명(57.6%)이 10대 청소년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예고 모방범죄의 청소년 비중이 큰 만큼 경찰은 처벌보다는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SPO)에게는 학생들을 상대로 훈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청소년이 모방범죄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청의 '부모님 알림앱'을 활용해 범죄예방에 관한 통지문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살인예고 글 작성자가 구체적인 범행을 준비한 사실이 확인되면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엄벌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법리와 판례에 따르면 살인예비가 인정되기 위해선 대상자가 특정돼야 하고 흉기구입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3일 발생한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4∼6일 사흘 간 다중 밀집지역에서 거동 수상자 442명을 검문검색했고 이 가운데 14명을 협박 등 혐의로 입건했다. 7명은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으로 과태료를 매겼고 99명은 경고조치 후 훈방했다.
입건된 14명은 대부분 흉기를 소지했다. 마약을 갖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