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개최국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9일 방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날인 8일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벨라루스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까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9일 방한해 국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폴란드에 무기를 공급하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방산기업 사업장을 찾을 계획이었다.
또 12일 예정됐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폐영식에 참석해 차기 개최국 정상 자격으로 잼버리 깃발을 이어받을 예정이었다. 폴란드는 2027년 항구도시 그단스크에서 차기 세계잼버리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벨라루스가 이달 초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고,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불법 월경 시도가 크게 늘어나는 등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두다 대통령이 폴란드를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여기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 '카눈'이 북상해 한반도 전역이 직접적인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면서, 정상적으로 방한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다 대통령의 방한 취소로,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으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던 30조원 규모의 '한-폴란드 2차 방산 수출' 이행 계약이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해 7월 폴란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한국에서 수입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같은 해 8월 K2 전차 180대 약 4조5000억원, K9 자주포 212문 약 3조2000억원, FA-50 48대 약 4조2000억원 등 1차 수출 이행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약 5조원까지 더하면 약 17조원에 달한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2차 방산 수출계약을 놓고 무기체계별 현지 생산·기술적 협의와 함께 폴란드 측 구매대금과 관련한 금융 지원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로템 K2 전차 8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계약 물량 가격은 약 30조원에 이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