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해가 71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8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최 여사의 유해는 전날 티웨이항공 편으로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최 여사의 유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돼 서울현충원 봉안식장에 임시 안치됐다.
정부는 최 선생이 순국한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최재형 선생 기념관(구 최재형 선생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오는 11일 국내로 들여와 두 분을 최고의 예우로 국립묘지에 안장할 계획이다. 이어 12∼13일에는 서울현충원 현충관에 국민추모공간이 마련된다. 광복절 전날인 14일에는 ‘백년 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부부 합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러시아 등 해외 각국에 거주하는 최 선생의 손자 최 파벨, 증손자 최 표트르, 외증손녀 박 타티아나 등 직계 후손들이 귀국해 추모식에 참석한다.
최 여사는 1897년경 최 선생과 결혼해 슬하에 3남 5녀를 뒀다. 최 선생이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를 조직해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하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는 동안 최 여사는 대가족을 돌봤다. 최 선생의 손님들을 대접하는 등 남편의 독립운동도 내조했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로 순국하자 그의 남은 가족들도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선생이 1920년 4월 일본군에 의해 순국하자 최 여사는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갔다. 1922년 러시아가 공산화되면서 자본가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키르기스스탄으로 유배됐다. 이후 최 여사는 1952년 사망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최재형기념사업회는 최 여사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최 여사의 유해가 수습된 비슈케크 묘지 터에 기념비를 세웠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제라도 최 여사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 와 부부합장묘를 조성하게 돼 너무나 뜻깊다”며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 바쳤으나 유해마저 찾을 수 없었던 순국선열을 단 한 분도 소홀함 없이 예우하는 일류보훈 실현을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