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 한반도 상륙 예보에 따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8일 전북 부안 새만금 행사장을 떠나 수도권과 충청권 등으로 대피했다. 정부는 버스 1014대를 동원해 잼버리 참가자 156개국 3만7000여 명을 이동시켰다. 잼버리 장소는 옮겼지만 참가자들이 머무는 각 지역에서 남은 4박 5일간 잼버리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새만금 잼버리 정부비상대책반 간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현지 프레스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9시쯤 대만 참가자를 태운 첫 버스가 출발한 이후 모두 1014대 버스가 각 행선지로 순차 출발했다"며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7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경기 1만3568명·서울 3133명 수용
버스는 국가별로 배치했다. 숙소 도착 때까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게 통역요원도 동행했다. 안전한 이동이 이뤄지도록 경찰 헬기 4대가 항공 지휘하고, 순찰차 273대가 이동 경로를 에스코트한다. 경찰청은 이를 위해 경찰관 1850명을 투입했다. 경찰 기동대 20개 부대와 교통경찰 500명이 이동 지역 교통을 관리한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현재 참가 대원 8442명을 태운 230대 버스가 새만금에서 출발했다.
숙소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권을 중심으로 잡았다. 일부는 부안 외 다른 전북 지역으로 옮겨진다. 이 장관은 "수도권 등 8개 시도와 협조해 128개 숙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7개 숙소에 8개국 스카우트 대원 3133명이, 인천 8개 숙소에 27개국 3257명이, 경기 64개 숙소에 88개국 1만3568명이 머문다. 충청권은 대전 6개 숙소에 2개국 1355명이, 세종 3개 숙소에 2개국 716명이, 충북 7개 숙소에 3개국에 2710명, 충남 18개 숙소에 18개국 6274명이 각각 배치됐다. 전북에는 총 5개 숙소에 10개국 참가자 5541명이 체류한다.
치안·음식물 위생 등 안전대책 강화
정부는 새만금에 한데 모여있던 참가자들이 각 지역으로 흩어지는 만큼 안전 대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각 지자체는 참가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숙소와 화장실 청결 상태를 점검하고, 의료 대책 등을 마련한다. 경찰은 각 지역 숙소를 순찰하고, 112에 신고할 때 외국인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각 숙소에서 제공하는 식사 질과 양, 음식 위생 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방침이다.
새만금 잼버리 장소가 부안 새만금에서 전국 각지로 나눠졌지만 참가 대원들은 체험 프로그램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지난 1일 시작한 잼버리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정부는 남은 4박 5일간 잼버리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해 잼버리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이번 대피는 태풍이라는 재난 상황으로부터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 대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이 출국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고 즐겁게 대한민국을 경험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도 먼 길 이동한 잼버리 대원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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