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입김이 커졌다.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자 급락했고, 한도소진율이 증가한 종목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주가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한도소진율(이하 7일 기준)이 높은 종목은 SK텔레콤(84.72%, 코스피), SBI핀테크솔루션즈(80.01%, 코스닥), 한국기업평가(76.28%) 순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외국인 한도소진율 증가폭이 높은 종목은 시장별로 삼성엔지니어링(50.63%, 코스피), JYP Ent.(46.46%, 코스닥)이며 각각 연초대비 8.75%포인트, 12.3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 소진율 비중이 높은 종목보다는 증가폭이 큰 종목이 연초대비 주가수익률이 좋은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한도소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인 SK텔레콤은 지난 7일 4만6800원으로 연초대비 0.95% 감소한 반면 소진율 증가폭이 컸던 삼성엔지니어링은 3만5650원으로 같은 기간 55% 상승했다.
코스닥에서는 SBI핀테크솔루션즈가 4200원으로 연초보다 6.87%, 한국기업평가가 7만5900원으로 같은 기간 12.44% 상승했다. 변동장세에 긍정적인 수익률이지만 JYP Ent.의 경우 12만6300원을 기록하며 연초대비 87.95% 급등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변동장세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도소진율을 참고로 투자전략을 꾸려볼 만하다”며 “특히 중장기적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한도소진율이 높다고 무조건 투자지표로 삼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보유 자본 내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대다수 종목을 보유할 수 있다. 다만 통신, 항공, 원자력 발전, 농업 등 국가 기간산업에 관련된 33개 종목에 한해 보유할 수 있는 주식수가 한정된다. 이 중 통신업종 한도소진율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주가 수익률을 감안했을 때 외국인 소진율 비중이 높은 종목보다 증가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 투자를 고려하는 편이 나아보인다”며 “특히 ‘셀코리아’ 등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에서 외국인 한도소진율이 증가하는 종목은 추세적 상승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유한도가 제한된 종목의 경우 소진율이 빠르게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도소진율이 채워지고 나면 외국인은 더 이상 매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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