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후폭풍...전문가들 "아파트 분양가 상승 부추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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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8-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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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경기 오산시 세교2 A6블록 아파트 주차장에 보강 공사를 위한 잭 서포트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 대책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맞물려 분양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부실시공에 대한 경각심이 확대되면서 품질·안전비용까지 더해져 분양가 상승이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건설사들이 당분간 주택 공급에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41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 대비 0.05%, 전년 대비 2.64% 상승한 수치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공사비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특히 주거용 건물은 지난해 1월 141.02에서 올해 1월 149.80으로 올랐고 지난 6월에도 150.67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사비가 크게 오른 와중에 가격 제한이 풀리면서 분양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발표한 6월 말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622만원으로 전년(1456만원) 대비 11.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평균 분양가도 2822만원에서 3193만원으로 13.16% 뛰었다. 

실제 최근 수도권에서 공급한 단지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달 초 분양한 서울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3.3㎡당 평균 분양가는 4050만원으로 '비강남권 4000만원' 시대를 알렸고 경기도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도 3.3㎡당 평균 분양가 3700만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여파로 건설 현장에 품질·안전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근과 시멘트 사용량을 늘리고, 감리와 안전관리에 비용과 인력을 더 투입하는 방식으로 부실시공 우려 해소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설계부터 감리까지 건설 공사 전체 시스템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안전 관리를 강화하면 시공 기간, 금융 비용, 인건비 등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이번 사태로 '안전' 문제가 중요해진 만큼 건설사들은 인력, 시스템 등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비용이 증가하면 분양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가 향후 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결국 향후 집값을 자극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진형 공동대표는 "이미 지난해 대비 국내 주택 착공·인허가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는 수주 등에 소극적으로 나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 향후 집값 폭등을 초래하는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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