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산골 마을의 작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내 고향 홍보에 구슬땀을 흘렸다. 사내면 곡운구곡대는 열이틀 동안 이어진 찜통 날씨에도 잼버리 정신을 실천하면서 고향의 축제와 관광지를 알리는 데 힘썼다.
세계잼버리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잼버리에는 170여 개국 4만 3000여 명의 스카우트가 참가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스카우트들은 잼버리에서 야영 생활을 하며 개척정신과 호연지기를 기른다.
곡운구곡대도 김응식 대장을 비롯해 고등학생 권순휘, 유환유, 이준우, 이준화, 지경훈과 중학생 김단우, 이민형, 김하진, 지세미 등 모두 10명의 대원이 이번 잼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역대인 곡운구곡대는 애향심과 공동체 의식 함양으로 지역에 봉사하는 정신을 기본 교육과정으로 삼고 있다. 지역대 이름을 곡운구곡대로 정한 이유도 내 고장을 사랑하고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을 양성하고자 했던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김수증의 선비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곡운구곡은 사내면 지촌천의 아름다운 경관에 반한 김수증이 각 아홉 굽이에 붙인 이름이다.
곡운구곡대는 이러한 애향심으로 무더위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장에서 내 고장 화천을 소개하고 있다. 화천의 대표축제인 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는 물론 섬처럼 홀로 뚝 떨어진 딴산, 물 위를 걷는 기분의 숲으로 다리, 은둔 선비의 삶터를 보여주는 곡운구곡, 감성 충전 감성마을, 별들의 천국 조경철천문대, 물이 얼음물처럼 차가운 삼일계곡 등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 명소와 문화관광자원을 알렸다.
이들은 스카우트 활동과 내 고향 홍보를 위해 세계잼버리를 세심하게 준비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다양한 사전훈련을 하고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한 이수 과정도 거쳤다. 또 화천지역 홍보를 위해 화천군 관광정책과의 협조를 얻어 영문 홍보 책자도 사전에 확보하고 공부했다.
곡운구곡대는 ‘지역대’이다. 일반적으로 청소년 스카우트 활동은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유럽이나 북미 지역이 그렇다. 그러나 국내는 학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정부에 의해 주요 교육 방법론으로 채택되어서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전체 스카우트 회원 중 약 10% 정도는 학교가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는데 이를 ‘지역대’라고 부른다. 곡운구곡대가 지역사회 교육프로그램’을 강조하는 이유다.
모두 11명으로 구성된 지역대는 김응식 교사가 인천에서 정년퇴직 후 2016년 사내면에 귀촌하면서 2021년 7월 창단했다. 아직은 지도자 2명과 사내중고등학생 9명의 작은 단체다. 이들은 작지만, 지역의 청소년육성과 교육공동체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응식 대장은 “(대원들이) 처음에는 어색해했는데 2, 3일 지나면서 외국 청소년들과 대화도 하는 등 잼버리 활동에 적응했다”며 “대원들이 더운 날씨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끝까지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구촌 체험을 제대로 경험한 것 같아 대견스럽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우리 곡운구곡대 활동을 위해 영어 팸플릿 관광안내 책자를 지원해 주신 안규정 과장님과 화천군 관광정책과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여기 세계 청소년들이 지금은 강원도에 있는 화천이나 산천어축제를 모르고 있지만, 이러한 기회로 이들이 성인이 되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화천군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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