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사상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3국의 안보협력‧첨단기술‧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체계 구축에 나선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내 협력체로서 뚜렷한 독립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7일 한국을 출국해 늦은 오후에 미국 현지에 도착, 하루를 숙박하고 18일 오전부터 캠프데이비드 일정을 소화한다. 캠프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정상은 오전 3국 정상회의와 정상 오찬에 참석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협의 결과를 발표한다. 산책과 같은 짧은 친교행사도 예상된다. 오후에는 각각 한‧미, 한‧일, 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있으며, 모든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당일 저녁 귀국길에 오른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3국 정상은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연 1회 이상) △3국 군사정보 공유강화 △정기적 합동 군사훈련 실시 △3국의 포괄적 협력분야를 명시한 '캠프데이비드 원칙' 발표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보실 핵심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다듬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출국하는 직전까지 당국 간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논의 의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1차장은 "3국 정상은 회의에 대한 공동비전 원칙을 논의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역내 공동위협에 대응하며 평화‧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역내 공동위협'으로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겨냥해 3국 정상은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역내 공동번영을 위한 공급망(반도체, 희토류 등)과 신기술(인공지능, 사이버안보 등) 협력 방안, 글로벌 이슈(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도 논의한다.
김 1차장은 "앞으로 우리 정부는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아세안,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3국 간 정책 조율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의 자유‧평화‧번영을 확대하는 데 적극 기여할 것"이라며 "인태 지역의 다양한 다자 간 공조체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등과 연계해 글로벌 안보, 경제 현안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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