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추 부총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달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 뒤 10월 중 국제 유가 동향을 살펴보고 추가 방침을 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유류세에 탄력세율이 적용되면서 휘발유는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37% 인하된 상태다. 휘발유는 올해 1월부터, 경유·LPG는 지난해 7월부터 현 인하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2개월 한시 연장 조치는 세수 등을 고려해 인하 조치를 종료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정부 측 주장과 서민 생계 부담을 고려해 연장해야 한다는 국회 측 주장에 대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부동산업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관련해서는 "당장 직접 우리 금융시장이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금융·실물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과 금융기관 대응 등을 지켜봐야 해서 어떤 한 방향으로 예단하기 어렵다"며 "필요하다면 관계 당국과 협의해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세가 물가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조적 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과도한 쏠림 현상이 있을 때 적절한 시장 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성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경기 회복세를 예상하는 기존 '상저하고' 견해를 재확인했다.
추 부총리는 "여러 기관이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두 배 정도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정부도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지연 △글로벌 금융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경기 △국제유가 흐름 등을 꼽았다.
수출 회복세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내부 흐름을 보면 물량 지표들이 살아나고 있고 수출 감소 폭도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8월은 여름휴가 기간이 겹쳐서 수출이 부진한 특성이 있고 9월부터 무역수지가 기조적으로 흑자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10월부터는 수출이 플러스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흐름에 대해서는 "당초에 낙관적으로 본 것을 정부가 보는 시각과 유사하게 수정 전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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